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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송비 Apr 22. 2018

인내심 3%

에너지가 없어요

지난 주에는 글을 쉬었다. 사실 지난 주말은 시간이 매우 많았다. 무려 이런 걸 만들었다. 지금까지는 토요일 낮 시간에 주로 글을 썼는데, '저녁에 쓰지 뭐', '내일 쓰지 뭐' 하다보니 일요일이 지나서, '다음주에 쓰지 뭐'가 되었다. 지금도 미루고 미루다가, 글쓰기보다 더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쓰기 보다 더 하기 싫은 그것의 정체는... (먼 산)


코바늘 꽂이


주제도 정해놨고, 시간도 많았다. 무엇이 부족했나를 고민해보았다. 여기에 글을 쓴다는 이유로 일기를 소홀히 했던 게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확실히 매일 써버릇해야 한다. 거기에 한 달 정도 매주 글쓰기 고민을 했더니 더 쓰고 싶어지지 않은 것도 있다. 에너지가 떨어졌다.

길게 쓰지도 않으면서 발행 버튼을 누르는 데까지는 시간이 꽤 많이 필요하다. 실제로 쓰는 건 발행된 양의 1.5~2배 정도이고, 대부분의 시간은 글을 쓰지 못하고 다음에 무슨 내용을 쓸지 고민을 하는데 보낸다. 이 매거진을 시작하기 전에 쌓아두었던 에너지들을 갉아 먹으며 써왔는데, 에너지가 없으니 목표도 흐릿해지고 의지도 없어진다.


애인님이 임상심리 전문가인데 작년에 성격 검사(?) 같은 걸 해줬다. 다른 건 기억에 남아 있지 않고, 인내심이 3%에 속한다는 결과만 기억에 남아 있다. 인내심이 강한 사람부터 약한 사람까지 100명을 줄세워 놓으면 내가 맨 뒤에서 3번째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오고 나서 생각해보니, 나는 포기가 빠른 사람이다. 좋게 포장하자면, 냉철한 판단력으로 이 과정을 끝낼 수 있을지 없을지를 빠르게 판단할 줄 안다. (검사 결과에 이렇게 써 있던 것은 아니다.) 안 될 것 같은 걸 붙잡고 있었다가 고통의 시간만 늘어났던 적이 많다. 안 될 것 같은 건 안 된다고 빨리 인정을 해야 인생이 편해진다. 

그래서 지난주에 글 안 써서 인생이 편해졌느냐. 편한 건 언제나 그때 뿐이다. 이번에도 또 접는구나 생각을 하면 자괴감이 스르륵 밀려 온다. 그리하여 이렇게 꾸역꾸역 변명하는 글을 쓰고 있다. 오늘도 일을 하긴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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