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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송비 May 12. 2019

잉여

계속 좋지 않다. 어디가 아픈 건지도 모르겠어서 답답하다. 이렇게 아픈 건 처음이다. 내일 병원에 가도 확실하게 안 나오면 어떡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밖에 나갈 수도 있었지만, 그냥 계속 집에 있었다. 요즘은 잘 안 쓰는 단어이지만 '잉여'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일을 5일이나 날렸다는 게 너무 아깝다. 보고 싶은 영화도 많은데, 그냥 쌓아만 두고 있다.


집에 들어 앉아 가만히 시간을 보내는 건 너무도 쉬운 일이다. 밥 먹고 치우고, 밥 먹고 치우면 저녁이다. 그러고 자면 된다.


에너지가 많지 않아 게임을 했다. '고양이는 정말 귀여워'를 더 이상 하지 않게 된 이후로 '쿠키런'을 다시 시작했다. 쿠키런은 1년에 한 번씩 하게 되는 시기가 오는 것 같다. 하루 종일 했더니,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별로 남아있지 않다.


내일은 위 내시경을 해야 해서 지금부터 금식이다. 비수면으로 한다. 비수면만 두 번을 해봤는데 두 번 다 잘한다고 칭찬을 들었다. 어디가 어떻게 아프니 이렇게 저렇게 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SKT T1은 위태롭다. LCK 결승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앤디를 위해서 귀리를 재배했는데, 앤디는 풀을 좋아하지만 이제는 이빨이 없어서 원하는 대로 풀을 씹을 수가 없었다. 그 생각을 왜 못했을까. 풀을 무럭무럭 자라고, 앤디가 풀을 씹는 속도는 자라는 속도를 따라 잡을 수가 없다. 아픈 건 여러모로 좋지 않은 것이다.


귀리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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