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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송비 Jun 02. 2019

여름

6월부터는 여름이다. 계절을 세 달씩 딱딱 끊어서 사계절로 나눌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지만 그래도 6월부터는 여름이다. 더워서 어찌할 지 모르겠는 날들이 곧 찾아올 것이다.


또 제주도에 다녀왔다. 제주도는 좋은 곳이다. 해가 지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것도 제주도의 좋은 점이라 생각한다. 인원수도 적당했던 것 같고, 무엇보다 고생스럽게 좁은 곳에서 도란도란 잤다는 것이(...) 나름의 즐거운 지점이었다. 고생을 해야 기억에 더 잘 남으니까.


오늘은 <기생충>을 봤다. 매주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매주 영화를 두 편씩 보고 싶다. 영화는 많이 나오는데, 한 편 밖에 못 본다는 게 괜히 아쉽다. 기생충에 대한 스포일러는 당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트위터에서 우연히 마주친 몇 개의 글들이 영화와의 내용과는 크게 상관 없었음에도 영화를 보는 내내 떠올라서 감상에 지장이 있었다. 그 중에 하나는 '두 번 보기는 어렵다'라는 말이었는데, 실제로 그러했다. 궁금했던 몇 가지를 다시 찾아보는 것 정도만 하고 다시 보게 되진 않을 것 같다. 최근에 왕좌의 게임 마지막 편을 봐서 그런 것 같은데, 개연성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나가는 게 괜시리 대단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의 행동에 납득할 만한 이유를 가져다주려고 많은 애를 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인들은 왜 이런 영화를 좋아할까.


아픈 건 많이 괜찮아졌다. 그래도 여전히 커피는 마시지 않는다. (디카페인 커피는 커피가 아니다) 다시 마시기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다. 잊게 되는 그 순간에 다시 병은 찾아올 것이다. 그만 아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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