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보희와 녹양>을 봤다. 최근에 인디스페이스를 두 번 갔는데, 두 번 다 매표할 때마다 사은품을 얹어주어서 신기했다. 인디인디한 사람들에게 마케팅을 하기도 하는구나. 덕분에 <에이틴>에서 보던 아이패스를 먹어볼 수 있었다. 중학생이 주인공인 영화라 그런지 아이패스M(14~16세)를 주었다. 극장에 앉아 있는 건 모두 어른들이었다.
영화를 보기로 결심하면서 내가 하이틴 성장 드라마를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에이틴>도 안 볼 것처럼 썼는데 결국 다 봤다. 요새는 시간 맞춰 챙겨보고 있다. 예전엔 <회오리 바람>을 많이 좋아했었다. 중고딩 시절을 너무 바보 같이 보내서 미련이 많은건가.
내 이름도 여자 이름으로 더 많이 쓰는 편이라, 보희라는 이름에 괜히 친근함이 느껴졌다. 보희랑 비슷하기도 하고. 어렸을 때 학원에서 출석을 부르는데, 내 이름 뒤에 '~ 양'을 붙여서 호명하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출석이 다 끝나고 인원 수가 맞지 않아서 안 부른 사람 있냐고 하면 그 때 다시 얘기했던 기억이 있다. 왜 대답하기 싫었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이름에 불만이 있지는 않다. 그 선생이 싫었던 것 같다.
두 주인공의 탐문 수사의 마지막 부분이 참 좋았다. 바로 생각나는 영화가 있었지만 영화 제목을 대는 것조차 스포일러인 것 같아서 적진 못하겠다. 진실을 마주한 보희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오늘은 밤비와 안산자락길에 다녀왔다. 두어 시간 걸으면서 많은 얘기를 했다. 높은 곳에서 서울을 내려다 보는 것도 좋았다. 서울의 빼곡히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좋은 것 같다. 등산을 한 번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앤디 친구를 데려올까 해서, 동물권 행동 카라에 다녀왔다. 집에 와서 입양 신청서를 쓰는데, 앤디가 다시 얼굴을 벅벅 긁어서 작성을 중단했다. 다시 병원에 가야겠다. 다시 안 가도 될 줄 알았는데.
<슈퍼밴드>를 보기 시작했다. 밤비는 처음에 안 볼 것처럼 얘기했는데, 밴드맨이라 그런가 나보다 더 재밌게 보는 것 같다. 개인심사에서 기량을 보여주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팀을 짜서 하모니를 보여주는 건 정말 너무 멋지다.
매주 영화 본 얘기를 적고 있으니 이제 그냥 영화 제목을 제목으로 달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