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코엑스에 갔다.
서울국제도서전에 입장하자마자 성심당 튀김 소보로에 줄을 섰다. 내 앞에 5~60명 정도 있는 것 같았다. 튀김 소보로를 받고 나서 반대쪽으로 가서 다른 빵을 또 샀다. 빵을 사버려서 책 살 돈이 줄어들고, 짐이 생겨버려서 원활하게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책 구경을 마치고 빵을 샀으면 좋았겠지만, 배가 고파서... 어쩔 수 없었다. 기성출판의 컬렉션은 이미 땡스북스에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열심히 보지 않았다. 사람이 많기도 하고, 이미 다 알고 있는 책들이기도 했기 때문에. 홍화정 작가님의 <쉬운 일은 아니지만>을 한 권 사고, 독립 출판 부스에서 책을 <리지의 블루스>(잘 사지 않는 주제이지만, 동문이 수원에서 책방 차린 얘기라 사봤다)와 <경찰관 속으로>를 사고, 브런치 부스를 보고 왔다. 브런치 부스 예쁘게 잘 해놨고 남자 직원 분이 잘 생기셨다는 생각을 했다.
나와서 밥을 먹으려고 돌아다니는데 줄 서 있는 집이 많고, 혼자 뭘 먹을까 보다가 아무 데나 들어갔는데 밥이 너무 별로여서, 원래는 밥 먹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정말 밥이 너무 별로여서 영화를 보고 가기로 했다. 이런 거 먹을 줄 알았으면 동네 와서 먹었지.
밥을 먹으면서 <토이스토리4>를 예매했는데, 극장에 들어가고 보니 더빙 버전이었다. 어쩐지 어린이가 많더라니. 자막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더빙이 꽤 괜찮았다. 영화를 보는 어린이들을 어쩔 수 없이 관찰하게 되었는데, 무섭다고 울면서 나가는 아이들이 몇 있었고, 옆에 엄마아빠에게 안겨서 보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초반에 정말 살짝 루즈하다기도 애매한데, 아무튼 어린이들 기준에서는 전개가 살짝 느릴 수도 있다고 치는 부분에서 '이거 언제 끝나?'라고 묻는 어린이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깜짝 놀래키는 부분에서 여럿 울었던 것 같다.
영화가 끝나서 나가려고 하는데, 검색을 해보니 쿠키 영상이 있다고 해서 도로 자리에 앉았는데 그게 무슨 쿠키영상이냐. 엔딩 크레딧을 보는 건 제작자들에 대한 리스펙트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마음이 없다면 굳이 쿠키 영상을 볼 필요는 없다. 어이가 없었다 정말.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캐릭터는 '개비개비'이다. 악역으로 등장했는데 마지막 부분에선 정말 울 뻔했다. 눈물이 차올라서 고개를 들어야 했다. 어린이들 앞에서 혼자 온 아저씨가 울 순 없으니까. 사실 토이스토리1 이후에 2,3을 보지 않았는데 (3이 정말 명작이라고 알고 있다) 앞의 이야기도 다시 봐야겠다. 괜히 사람들이 칭찬을 하는 게 아니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