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송비 Jun 30. 2019

연극 <결투>

어제는 나가기 싫음을 가까스로 이겨내고 연극을 보러 갔다.


일반적인 무대와 객석의 모습이 아니라, 무대를 가운데에 두고, 객석이 양쪽에서 마주보고 있었다. 결투장의 모습이었다. 맞은편 사람들의 시선이나 표정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가끔씩 일부러 반대편 사람들의 시선과 반대 방향의 인물을 바라보기도 했다. 대사가 없고 포커싱이 되지 않는 순간에도 등장인물은 존재하고 배우는 계속해서 연기를 하고 있었다. 

내용은 포스터에 요약이 되어 있다. 과학적인 상상력과 철학적인 부분이야 내가 할 얘기는 아니고, 단편소설을 꽤나 멋지게 무대에 올렸다는 데에서 연출의 오랜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윤이형 원작을 찾아서 봐야겠다. 다음 번에도 기회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재연을 하게 되려면 어느 정도 운이 따라야 할 것이기 때문에 볼 수 있을 때 봐야 한다.


주말이 끝난 것도 아쉽지만, 어느덧 일 년의 절반이 지나갔다. 일 년의 절반을 보내면서 올해의 끝을 떠올리는 사람은 나 뿐이 아니었다. 세월이 흐르고 반복되는 것이 익숙해진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절의 변화와 더불어 반복해온 일정한 패턴들이 자연스럽게 올해의 끝을 떠올리게 하는 것일테다.

어제 만난 친구의 얼굴을 보면서 다들 나이를 들어가는구나 싶었다. 다들 귀여웠는데 말이지. 지금은 정말 하나도 귀엽지가 않단 말이야. 다음주에는 오랜만에 여러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 또 그런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더 안 하게 되는 날이 올까. 아마도 올 것 같다. 변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때가 찾아올 것이다.


오늘은 사무실 사람들과 청계산 옥녀봉에 다녀왔다. 어른 5명과 어린이 1명의 구성이었다. 어린이는 처음에 낯을 많이 가렸지만 생각보다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좋은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 혹시나 다음번 산행을 제안했을 때 흔쾌히 따라나서겠다고 하면 뿌듯할 것 같다. 가벼운 코스이긴 했지만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더 걸렸다. 다음에 어린이와 함께 하게 되면 좀 더 계획을 잘 짜야겠다. 날씨가 쨍해서 좀 더 멀리까지 선명하게 보였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날이 살짝 흐렸다. 덕분에 덜 덥게 다녀오긴 했다. 


7월은 더울 것 같고, 생각보다 비는 내리지 않고 있고, 꽤 바쁠 것 같다. 내일은 헬쓰를 하러 갈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데이비드 호크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