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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송비 Aug 15. 2019

마이펫의 이중생활 2

광복절이고, 비가 오다말다를 반복했다.


<굿바이 썸머>를 지난주부터 보려고 했으나 상영 시간이 애매해서 오늘로 미뤘는데, 오늘은 간발의 차이로 지각을 하는 바람에 보지 못했다. 조금 늦게 들어가서 앞부분이 잘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원래 계획은 영화를 보고 유어마인드에 가는 것이었느나, 유어마인드를 먼저 가고 신촌 메가박스에서 하는 영화를 예매했다. 이렇게 신촌 메박과 친해지는 것인가. 오늘 발견한 신촌 메가박스의 장점은 '컴포트'라는 게 붙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좌석이 2자리씩 떨어져 있다. 그리고 맨 오른쪽 자리는 1자리씩 되어 있어서 혼자 보기가 좋다.


영화는 제목에서 <토이스토리>를 연상시켰는데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체로 재미있었으나, 애니멀 호더를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동물의 적으로 동물이 나오는 점은 조금 불편했다. 집에 고양이가 50마리가 있는 건 결코 재미의 요소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동물을 부리는 인간이 나쁜 것이다. 인간만 처단당했으면 되지 않았나 싶다. 늑대들이 너무 불쌍하다.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미국 건물에서 매우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비상계단이다. 아파트에 사는 동물들이 비상계단을 통해 서로 교류한다. 그렇게 막 다녀도 되나 싶고. 우리 고양이들도 비상계단이 그렇게 나 있었다면 벌써 나갔을 것 같다. 한국에는 잘 없는 것들인데다가, 만일 있었다고 한들 공포감을 조성하는 무언가로 쓰였을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강을 보러 가기로 했다. 중간에 버스를 갈아타야 해서, 갈아타는 곳 근처에 마침 안 가본 서점이 있어서 잠시 들렀다. 책을 몇 권 고르고 계산을 했는데, 마침 저자 분이 서점 테이블에 앉아계셔서(주인 분께서 저기 앉아 계신 분이 작가님이라고 알려주셨다 ㅎㅎ) 즉석에서 사인을 받는 경험을 했다. 이런 건 처음이었다. 책방 오래 다니고 볼일이다.


간신히 버스 환승을 하고 망원 한강공원에 갔다. 버스 안에서 <지구에서 한아뿐>의 마지막 부분을 읽었다. 우주적 스케일의 사랑은 이런 것이다,를 잘 느낄 수 있었다. 한아는 글 안에서도 밖에서도 매우 사랑받고 있었다. 글 박에선 작가님이 애정을 가득 담아 쓰고 계셨다. 엑스의 마음은 끝까지 이해하지 못했다. 구질구질함을 너무 잘 포장해주신 것 아닌지. 그래도 엑스의 최후는 적절했다. 어서 나머지 안 읽은 책들 다 읽어서 작가님의 짱팬이 되어야겠다.


한강이 보이는 자리에 있는 카페에 가고 싶었는데(검색할 땐 안 나옴) 마침 편의점 위층에 카페가 있었다. 날씨가 별로여서 사람도 거의 없었다. 카페가 조금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느낌이지만, 자리가 너무 좋은 곳에 있어서 마냥 좋았다. 성산대교도 보고, 비가 오다 다시 해가 나는 것도 보고, 새로 산 책과 잡지를 보다가 집에 왔다.


이상은 <삶은 여행> 온스테이지 ver.

https://www.youtube.com/watch?v=qI1MbZUAi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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