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편 - 내가 사랑했던 독일 가을
이번 포스팅은 내가 사랑했던 독일 가을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다.
이미 가을이 훌쩍 지나가버렸지만, 독일 가을 모습을 남기고 싶어 이렇게 글을 써본다.
어느 나라든 가을이라는 계절은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적정한 날씨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단풍이 물든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계절 중 하나로 꼽힌다.
나는 원래 겨울을 제일 좋아하지만,
독일의 가을을 경험한 이후부터 가을이라는 계절도 좋아지게 되었다.
아마 가장 큰 이유로는 내가 살던 곳에서 경험했던 가을과는 사뭇 달라 더 의미 있게 다가온 것 같다.
특별할 것 없이 획일화된 한국의 공원이 아닌 자연 그대로 함께 하는 공원,
스마트폰 혹은 TV를 보며 가족들과의 시간을 소홀히 하는 모습이 아닌 수다를 떨며 가족들과 함께 산책을 하는 모습 등
물론 내가 본 것이 독일의 한 시골 지역 모습의 일부분일 수도 있지만,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가을이라는 계절이 기억에 남고, 자연스레 좋아지게 되었다.
이제 밑에 있는 독일 사진들을 보며 내가 사랑했던 독일 가을의 모습을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곳은 내가 독일에서 가장 좋아했던 장소 중 하나인 'Schwäbisch Hall Park'이다.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많은 나무들 사이로 온전히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시작된다.
공원을 걷다 보면 중간에 큰 카페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주로 여름, 겨울에만 운영을 하는 카페이기에 가을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예쁘게 단풍이 든 나무들을 보며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카페 사장님만의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하며 지나가 본다.
카페를 지나 조금 더 들어가면 이미 단풍이 들어있는 무수한 나무들을 볼 수 있다.
이쯤부터는 잔디 위로 산책을 하고 있는 강아지부터, 부모님과 함께 놀고 있는 아이들을 마주치게 된다.
나는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주로 이곳 벤치에 앉아서 사람들을 구경하곤 했다.
물론 짧은 시간 동안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그들이 살아온 삶에 대해 다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살아가는 방식만이 옳은 방식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는 순간들이 많았기에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
(때론 이곳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일기를 쓰는 것도 하루의 힐링 포인트 중 하나였다.)
이곳의 하이라이트인 대왕 단풍나무까지 지나고 나면,
슈베비슈 할 시내를 벗어난 조금 더 작은 마을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곳은 슈베비슈 할의 'Comburg'라는 수도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걸으면 등산 아닌 등산을 하게 된다.
사실 이곳을 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너무 숲길인 것만 같아 무서워서 올라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도 이곳까지 온 이상 이대로 돌아가면 아쉬울 것 같아서 쭉 걸었는데,
걸어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바로 이 풍경과 멋진 수도원을 봐 버렸기 때문이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과 웅장했던 수도원을 보니 올라오면서 힘들었던 고생이 싹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무작정 구글 지도를 따라온 곳이었는데, 이곳을 발견했던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곳은 입장료가 따로 없기 때문에 무료로 들어가서 구경을 할 수 있다.
한 바퀴 둘러보던 중 웨딩 촬영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발견했다.
이곳에서 웨딩 사진을 찍으면 정말 예쁜 사진이 담길 것만 같았다.
(나도 언젠간 이곳에서,,,)
수도원 구경을 마치고 다시 내려오는 길
다시 공원 쪽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수도원을 가는 동안 보지 못했던 풍경들을 볼 수 있었다.
수도원만 보고 집중해서 걸어가느라 주변 모습을 둘러보지 못했는데,
이곳의 풍경도 공원만큼이나 아름다워서 사진을 많이 찍을 수박에 없었다.
그렇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공원 산책을 마친 후,
집 쪽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한 주차장 근처로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길래 궁금해서 와봤더니 슈베비슈 할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가을에 열리는 지역 축제라고 하던데, 찾아보니 'Kuchen - und Brunnenfest'라고 한다.
당시에는 뭔 축제인지도 모르고 구경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렇게 작은 마을에서도 전통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게 부럽기도 했다.
이렇게나마 마을 지역 사람들끼리의 결속력을 다질 수 있으니까 말이다.
다음 날 점심에는 멘자에 밥을 먹으러 갔다.
독일 식사에서 빠질 수 없는 독일식 김치 사우어 크라우트를 포함하여
단돈 3.5유로로 든든한 한 끼를 끝낸 후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에는 팀플이 있어서 근처 카페에서 회의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제 위 사진을 포함한 아래 사진들은 'Künzelzau'라는 도시의 가을 모습이다.
퀸젤자우 캠퍼스를 다니는 동안 찍었던 사진인데, 이것도 남기면 좋을 것 같아 몇 개 첨부해 본다.
다들 독일 가을 사진을 보며 잠시나마 힐링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