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언제가 처음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을 만큼 오래전부터 줄곧 마음을 주었던 공간이 사라졌다. 무엇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런 일에 마음을 쓰며 힘들어하는 내가 어색했다. 많이 부끄럽지만 조금 울기도 했다. 눈물의 이유를 잘 알지 못했으며 그저 요동치는 마음을 애써 외면하려고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땐, 나의 모든 과제와 작업들이 사라진 그곳을 향하고 있었다. 내가 그곳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나의 여정은 그렇게 시작됐다.

모든 만남 끝에는 이별이 있다.
그게 사람일지도 동물일지도 물건일지도 공간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