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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두막바리스타 Feb 07. 2016

당신, 그럴 수도 있었겠군요. 당신 마음, 이해합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안경으로 세상 바라보기

“우열아, 월, 화, 수, 목, 금, 일주일에 5번, 채팅으로 남자를 바꿔가며 잠자리를 갖던 한 여자를 만난 적이 있었어. 그 여성은 왜 그런 행동을 할까? 어떤 마음이길래 말이야...”     


함께 마주 앉아 연탄불에 고기를 구우며 식사를 하던 스승님께서 저에게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야... 성적인 쾌락, 참을 수 없는 유혹(?) 때문이 아닐까요? 밤 마다 남자를 찾아 채팅 사이트를 기웃거리며 음탕한 삶을 살아가는 여자를 이해할 수 없어요” 저는 이렇게 대답했죠.      

술에 취해 고개를 떨군체 이리 저리 몸을 흔들던 스승님은 한참 뒤에 입을 열었습니다.    

  

“그 여성은 엄마를 너무 일찍 품에서 떠나 보내야했어. 여성은 자신의 탄생과 동시에 엄마의 죽음을 경험했었지. ‘엄마 잡아 먹은 년’이라는 낙인 하에 그 누구로부터도 따뜻한 시선과 신체적 접촉 없이 살아 왔어. 그녀는 엄마라는 대상 없이, 그 누구와도 안정적인 애착을 경험하지 못한채 20여년을 살아온거야.      


그런데 어느 날 채팅 사이트에서 만난 한 남성과의 관계를 통해 그녀는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하더라고. 그리고는 “저는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는 그 따뜻한 온기가 너무 그리웠다”고 울며 고백했었어.   

   

그 내면 깊은 곳... 엄마의 사랑과 돌봄의 부재로 인해 생긴 커다란 구멍을 채우기 위해 수많은 남자와 잠자리를 가져야만 했던 그 여성을 우열이는 이해할 수 있겠니?”     

성적인 쾌락에 자신의 삶을 탕진하며 살아가던 여성을 정죄하고 비난하던 저는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럴 수도 있었겠네” “그럴 수 밖에 없었겠구나” 라는 혼잣말을 넘어 “얼마나 공허했으면... 얼마나 외로웠으면...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그녀를 향한 이해와 더불어 긍휼의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네 말이 옳구나. 그래 네 말도 옳구나”     


어느 날 황희정승에게 두 명의 노비 두 명가 찾아와 자신들의 억울함을 이야기했습니다. 두 노비 사이에 어떠한 일이 잘못되었는데 A라는 노비가 ‘자신의 탓이 아니다’라고 우긴다며 B노비가 황희정승에게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황희 정승은 B노비에게 “그래, 네 말이 옳구나”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A노비는 황희 정승에게 “어떻게 A노비의 말만 듣고 그 말이 옳다고 할 수 있습니까?”라고 항의를 했습니다.그 말을 들은 황희 정승은 A노비에게 “그렇지. 네 말도 옳구나”라고 했했습니다.     


그것을 지켜보던 조카가 황희 정승에게 “숙부님, 한 사람이 옳으면 다른 한 사람은 틀린 법인데 어떻게 A노비와 B노비 모두에게 옳다고 하십니까? 그것은 지조가 없는 행동이 아닌가요?”라고 묻자 그말을 들은 황희 정승은 조카를 향해 “그래 네 말도 맞구나”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두 일화를 통해서 우리는 역지사지의 교훈을 다시금 배우게 됩니다. 한 사건을 두고도 내가 바라보는 관점과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보는 시각은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든지 내 마음이 옳다라는 사고는 버리고 타인의 자리에 앚아 그들의 마음에 대해서 깊게 생각한다면 이해하지 못할 일이 어디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남편은 365일이 술에 떡이 돼서 집에 와요!” 

- 남편은 얼마나 마음의 짐이 무겁길래, 그 고통 맨 정신으로는 이길 수 없어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었을까? 내가 매일 술 먹는다고 구박하고 바가지 긁어서 내 남편, 마음의 짐을 내게 풀어 놓지 못하고 술에 의지하게 된 것은 아닐지...      

“우리 아들 매일 스마트폰 게임만 해요!”

아들은 현실의 세계에 만족하지 못하고, 가상의 세상 속 영웅이 되어 자신의 유능감을 경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빠랑 엄마랑 함께 하는 시간, 대화 하는 시간에 매일 잔소리를 들으니 내가 아들이더라도 방문을 걸어 잠그고 스마트폰에서 만나는 친구들과 게임 캐릭과 소통하고 싶을거야... 아들이 많이 힘들었겠네.  


이렇게 우리 오늘부터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안경으로 세상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자고요.      


“그래 아들 말을 들어보니 이해가 되네. 엄마 같아도 아들처럼 했을거야. 엄만 널 항상 믿는단다.”     

 

“자기야, 당신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당신 참 많이 불안했겠네요. 저라도 그렇게 행동했을거에요.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그 마음 이해해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우리들의 일상에서 타인을 향한 공감과 이해의 언어가 풍성해지는 날을 꿈꾸며....      


- 2016. 2. 4 엄마들이 마음 편이 놀 수 있는 그날을 꿈꾸는 오두막바리스타 배우열 -      

* 역지사지(易地思之) :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봄.      

* 이미지는 네이버에서 퍼옴을 밝힙니다.     

* 상담사례는 익명, 각색 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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