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두막바리스타 Feb 09. 2016

사진으로 상처 받은 나를 만나다.

상처와 아픔을 경험 한 나, 내면아이의 감정을 접촉하다.

사진 속 한 아이를 만났습니다. 


사진 속 아이의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그 아이와 대화하며, 아이 마음의 감정을 느껴보려했습니다.    

아이는 고개를 숙이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제게 말을 걸어왔어요.  


“엄마가 보고 싶어요. 우리 엄마는 도대체 언제 오는게에요? 왜 나만 혼지 이렇게 집에 놔둘 수가 있죠?

아무도 없는 어둡고 차가운 집으로 들어가는 그 시간은 감옥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에요. 혼자 있는 것이 무서워요. 외로워요. 엄마가 보고 싶어요. 엄마 목소리라도 들으면 살 것 같은데.... 엄마는 전화도 없으시네요”

어린시절 상처 받은 내면아이는 깊은 외로움과 우울한 감정의 가면을 쓰고 인생 가운데 불숙 찾아와 위로와 격려에 갈급한 눈으로 성인이 된 나를 바라보내요.    


며칠전 아내와 함께 프로듀사를 보던 중, 꾸부정한 백승찬(김수현)의 걸음걸이를 흉내낸 상황이 있었습니다. 아내는 장난으로(?) 저를 골탕먹여주고 싶은 마음에 “김수현이니까 어울리지... (고개를 흔들며) 하지만 당신은...”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저는 아내의 장난스러운 말 한마디와 얼굴 표정은 최면치료에서의 “레드 썬”과 같은 액션이 되어 30년 전으로 돌아가 지하 방 안에서의 엄마를 찾고 있는 어린아이가 되버렸습니다.  

삐졌습니다. 속상했습니다. 그리고 화가 났습니다. 


나아가 사랑하는 아내에게 조차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내 모습에서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고 모든 에너지를 잃어버린 무기력함과 우울함의 감정에 빠져 허덕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는 아내에게 삐지고 속상하고 화가 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깊은 우울과 외로움은 컴컴한 방 안에서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컵라면을 먹으며 한 시간, 1분을 고통 가운데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던 어린 배우열이 마음에 품고 있었던 엄마에 대한 감정이었습니다.   

이렇게 아직도 그 아이는 제게 끊임없이 찾아옵니다. 

아이를 만날 때마다 쳐진 아이의 어깨에 손을 얹고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해줍니다.   


“많이 무서웠지? 외로웠지? 힘들었지?”

“네 잘못이 아니야. 널 보기 위해 오늘도 엄마는 달려왔단다” 

“잘 견뎌줘서 고맙다. 이렇게 건강하게 멋지게 자라줘서 자랑스럽다”

“그리고.... 엄마가 그 때 같이 있어주지 못한 것..... 참으로.... 미안하다”

 그리고 아이를 가슴으로 안아줍니다. 그렇게 내 안에 수없이 많은 내면아이 한 명을 떠나보내며... 또 다시 내게 찾아올 다음 친구를 기다려봅니다.   


* 감정의 변화가 요동치는 시기가 자기를 바라볼 수 있는 성찰 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마음이 하는 이야기에 조금 더 민감하게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리고 보기 힘든 자신의 모습을 직면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세요. 당신의 눈물이 치유의 힘이 될 것입니다.   


* 이미지는 네이버에서 퍼옴을 밝힙니다.   

- 2015. 7. 24 너를 떠나 보내며.... 오두막바리스타 배우열 - 


매거진의 이전글 상처와 아픔, 치유의 열쇠 = ‘용기’ + ‘용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