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보여지는 아빠의 모습은 과연 진실일까?
아빠의 산상수훈 - ‘아빠께서 산에 오르사 입을 열어 가르쳐 가라사대’ 에세이를 읽으시니 A엄마께서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저희 집은 꿈 같은 얘기네요. 정말 제가 꿈에 그리는 아빠 모습입니다. 잘 읽고 있으니까 힘네세요”
"두둥~~~!!!
그런데 SNS에의 모습이 저의 실제 모습일까요?
24시간 관찰카메라를 설치해도 저는 글에서 보여지는 행동을 하고 있을까요?
보여주고 싶은 일면만 글을 통해 아름답게 포장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
대부분 아빠가 아이와 놀이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육아에세이나 자녀와 함께 떠나는 여행, 캠핑이야기의 댓글을 보면 대부분 엄마들이 “우리 남편은 주말엔 소파와 함께 한몸이되는데 부럽습니다”, “그 댓글에 이어 “싼 가격에 소파 드립니다. 소파만 가져가시면 저희 아이 우유 두상자만 받을께요. 그런데 남편까지 가져가시면 제가 우유 두상자를 드리겠습니다”라는 우픈 댓글이 달리기도 합니다.
한편 아빠들은 이와 같은 글은 애초부터 읽지 않을 뿐더라 정치, 스포츠, 게임, 자동차, 혹은 보기만 해도 감기에 걸릴 것 같아 따스한 내복을 입혀주고 싶은 걸그룹의 사진들이나 친구에게도 말 못하고 나만의 비밀로 숨기고 있는, 성기능 저하 회복을 위한 방법들을 네이버 지식인들을 뒤적이며 초, 중, 고딩들이 익명으로 올리는 댓글을 보며 자기위안을 삼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아빠들은 슈퍼맨이 돌아왔다, 오 마이 베이비,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는 집안에서는 금지 프로그램으로 미연에 방지하고, TV 속 좋은 아빠, 좋은 남편으로 포장되어 있는 그들의 삶은 저 먼 나라 아니 더 먼 다른 별의 이야기고, 내 가족, 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니 이런 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면 그들처럼 아내와 자녀들에게 해주지 못한 죄책감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무능함과 열등감만 느끼게 된다는 아빠들을 “찾아가는 아버지교육”, “어린이집 부모교육” 강의 시간을 통해 만나게 됩니다.
저 혼자의 외벌이로는 경제적으로 생활하기에 어려워 아내와 같이 맞벌이를 합니다. 저는 놀이치료사, 청소년동반자, 종교기관의 교육자로 정기적인 수입을 얻습니다. 그리고 비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집단상담이나 강의(부모교육, 성폭력예방교육, 교사연수 등등)로 부수입을 얻습니다.
지금은 방학이라서 아이들을 돌봐줄 시간이 그래도 조금은 더 있지만 박사과정 학기 중이되면, 화, 목은 대학원 수업을 가야하고 월, 수, 금은 치료와 상담을 해야하며, 토요일은 각종 세미나와 학술대회로 가정을 비울 때가 많고, 주일은 종교기관에서 아침부터 오후까지 청년들을 지도하는... 월, 화, 수, 목, 금, 금, 금, 다시 월, 화, 수, 목, 금, 금, 금의 생활로 인해 다크써클은 더 이상 내려올 자리도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부터 혼자서 끼니를 해결해야할 때가 많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쉽게 만들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하게 되었죠. 그래서 지금도 저는 몸에 좋은 음식보다 초딩 입맛에 맛는 라면, 소시지, 과자, 음료수 등을 좋아합니다.
아내는 저 보고 요리를 잘한다고 합니다. 주말이면 주방에 들어가 음식을 만드는 것은 어려서부터 생존해야했기 때문에 해야만 했던 일이라 제겐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저의 음식은 너구리 라면에서 스파게티와 까르보나라로만 바뀌었지, 물을 끓이고 면을 넣고 소스를 끓이고 담기만하는 간단한 음식이 50%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과 함께 저는 건강에 좋지 않는 음식습관을 아이들에게도 물려주고 있는 불량 아빠입니다.
집 가까이에 있는 홈플러스나 이마트 대형마트에 가면 저는 아이들의 손에 작은 장난감이라도 들려줘야 마음이 편합니다. 만족지연능력을 키워주기는커녕, 오히려 아이들에게 “저거 새로나온 것 같은데 정말 멋지지 않냐?”라고 충동성을 부추키는 아빠, 근검절약, 검소한 아빠가 아닌 사치와 낭비하는 아빠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이들이 작은 선물이라도 받고 나서 웃고 있는 그 얼굴의 표정이 소비되는 천원짜리 몇장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저의 신념은, 사실 어린 시절 원가족의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결핍이 너무 커서 아이들을 통해 보상 받고자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여전히 제겐 숙제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건 어떤가요?
잠시, 당신의 남편이 아동심리치료 석사 졸업, 심리재활학과 놀이치료 전공, 놀이치료사, 청소년상담사라는 직업을 가졌다라고 가정을 합시다. 그리고 그 남편은 거실 소파에서 전공서적을 읽으며 곁눈질로 당신이 자녀들과 하는 의사소통방식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당신은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에서 이중언어를 쓰고 있으며, 엄마인 당신의 감정을 아이에게 무작위로 던져버리는 투사적동일시를 사용하고 있다”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당신의 마음을 어떻겠습니까?
또 하나, 가족 모두가 키즈카페에 놀러갔다고 합시다. 아이가 안전하게 신체놀이를 할 수 있도록 덤블링을 함께 하던 아빠와의 놀이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아이가 모래놀이터에서 엄마와 소꿉놀이를 하자고 했을 때, 아빠는 이제 부모가 아닌 또 하나의 놀이평가자가 되어 그들을 바라봅니다. 아이는 연령에 맞는 놀이 발달 수준을 보이는지, 놀이에서 보여지는 인지적, 언어적, 정서적 특징은 무엇인지, 놀이의 주제는 무엇인지 관찰하고 엄마가 보여지는 상호과정의 질적인면을 분석해서 보고서를 작성해 글자포인트 10에, 줄간격 160%, A4 5장 이상을 던져준다면 어떨까요?
가정이 조금 과장되기는 했지만, 제가 글을 통해서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 역시 아이들에게 잘하는 점과 못하는 점이 공존한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들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세상이라는 정글로 생존경쟁을 하고 있는 모든 아빠들은 자신만의 강점자원을 가지고 있는 우리 자녀들에게는 누구보다 최고의 아빠라는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엄마들이여, 당신의 남편이 가진 강점자원을 찾아서 그것을 인정해주는 지혜가 있길 바랍니다. 그래서 세상의 메스컴에서 보여지는 것이 좋은 아빠의 기준이 아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달란트로 아이들의 마음과 만날 수 있는 아빠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오늘 이 글을 읽는 엄마들은 아빠와 함께 글을 공유하시고, 서로의 강점자원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2016. 1. 18 엄마들이 마음 편이 놀 수 있는 그날을 꿈꾸는 오두막바리스타 배우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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