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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두막바리스타 Feb 07. 2016

엄마를 일으키는 마법같은 그림 한 장, 당신께 드립니다

페르디난트 게오르크 발트뮐러의 《세 아이와 창가에 서있는 젊은 엄마》

“이 그림은 당신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나요?

잠시 동안 조용히 마음으로 그림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그림 속 젊은 엄마는 당신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나요? 

그리고 세 아이들이 표정으로 전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마음으로 느껴보세요“  

작년 서울에 있는 한 어린이집 부모교육에서 페르디난트 게오르크 발트뮐러의 《세 아이와 창가에 서있는 젊은 엄마》라는 작품을 보여주며 던진 질문입니다. 그림과의 대화를 돕기 위해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잔잔하게 들려드렸고, 음악이 숨을 죽일 때, 여기저기서 엄마들은 자신의 이야기를하기 시작했습니다.     

 

“세 아이의 엄마 맞아요? 아이들 키우면서 피부 관리하는게 쉽지 않은데.... 저 꿀피부 마냥 부럽네요” 

    

“저는 우유빛깔의 젊은 엄마의 피부, 부럽지 않아요. 그림 속 엄마가 저 같아요. 얼마나 힘들까? 미소를 짓고 있지만 눈은 말하고 있어요. 아이들 키우는 것 너무 지친다고요”     


“남편은 어디간거죠? 아니, 아이들의 아빠 말이에요? 젊은 엄마는 아빠가 일찍 돌아와 함께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주길 바랄거에요”     

처음 《세 아이와 창가에 서있는 젊은 엄마》라는 작품을 만났을 때, 저 역시 엄마들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엄마처럼 보이지 않은데? 혹시 아이들 이모나 보모 아니야?’     

‘정말 엄마가 사실이라면, 저 젊은 여자는 도대체 몇 살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걸까?’     

‘젊은 나이에 아이를 갖았다면, 하룻밤의 스캔들로 인해 생긴 아이 아니야?, 혼전임신으로 첫아이는 원하지 않는 아이였을지도 모르지...’     

‘세 아이를 낳은 것을 보니 그래도 남편과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세 아이와 뒹굴며 작은 창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현실 뒤에 숨겨진 젊은 엄마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한 여자의 남편, 두 아이의 아빠로 살아가고 있는 내 삶을 통해 바라본 젊은 엄마의 모습은, 사실 제가 현재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로서 느끼고 있는 육아의 무게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림을 통해 전해지는 엄마들의 이야기 역시, 엄마들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표현한 욕구와 더불어 자신의 마음 상태를 표현한 것이었죠.      


그런데 강의 도중 한 엄마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그래도 웃음이 나네요. 특히 저 둘째 아이요. 형을 바라보며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개구쟁이 저 아이, 아이의 얼굴에서 담긴 미소와 웃음 때문에 다시 힘을 얻어요”     

앞에서 강의하는 저는 보았습니다. 한 엄마의 고백에 강의실에 모인 30여명의 엄마들이 모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느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힘들고 지치지만 그 안에서 행복하다는 것을요.      


그리고 저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핸드폰을 꺼내, 전원을 켜보라고 했죠. 

대부분의 엄마들은 자신의 핸드폰 배경화면에 사랑스런 아이들이 엄마를 향해 웃고 있는 사진으로 도배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 아이의 웃음을 말없이 바라보고 아이를 키우며 순간순간 느꼈던 행복한 감정들을 가슴에 채워가도록 안내했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강의 순간을 복기하며 핸드폰 속 아이와의 만남을 진행한 그 순간이 신의 한수였다는 생각을 습니다. 이와 같은 활동을 준비하고 간 것은 아니었지만 하늘이 선물로 준 시간으로 감사를 드렸죠.)     

그때 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보았습니다. 아이의 사진을 보고, 미소 지으며 눈물을 흘리던 엄마들의 얼굴, 그 아름다운 순간은 지금까지 강의하며 느껴보지 못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그때의 순간을 제 피부가 기억합니다.      


오늘은 페르디난트 게오르크 발트뮐러의 《세 아이와 창가에 서있는 젊은 엄마》 작품을 여러분께 선물로 드릴께요.      

지금도 난장판이 된 거실은 아이들과의 놀이터를 너머 전쟁터가 되버렸지만...

오늘 하루에도 수십번씩 엄마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우리 아들이었지만... 

또 다시 엄마, 아빠의 품에 안겨 쌔근쌔근 편안히 잠들어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우리 같이 힘을 내봐요^^ 엄마들의 삶을 응원합니다.     


- 2016. 1. 20 엄마들이 마음 편이 놀 수 있는 그날을 꿈꾸는 오두막바리스타 배우열 -      

* 이미지는 네이버에서 퍼옴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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