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은 악몽을 꾸고 온 몸이 흥건히 젖었다.
깨어보니 아직 새벽녘, 물빛은 내게 기댄 채 곤히 잔다.
꿈속에 일들이 빠짐없이 생각난다.
주체할 수 없는 화를 던지고 그것을 차마 담지 못했다.
잠을 털고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다른 날 보다 조금 이른 출근길, 어서 준비를 해야 하지만
물밀듯 쏟아지는 햇살과 들려오는 새소리는 우리의 소중한 안식이다.
집을 나와 오늘도 역으로 향한다.
어제의 황색 하늘은 다시금 푸른 하늘로 나를 맞이한다.
그 길에 색을 입은 아름드리 초록나무가 서있다.
그제야 꿈을 뒤돌아봤다.
내 안 깊은 곳 정체되어 고여있는 마음 한 편
골짜기 따라 조그만 다리를 건너 그 마을엔
내 아침길 보다 더 큰 아름드리 초록나무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