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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동무


목요일에 내린 새 찬 빗줄기는 어디로 갔을까
바람만 남겨진 하지(夏至)의 초저녁
산으로 향했다.
등산로 입구 초록의 바다에 작은 아기 고양이가 엄마를 기다리며 울고 있다.
엄마는 어디 간 거야?
연신 물음을 던지지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그저 작은 그 모습 숨은 그림처럼 마음에 담아둔다.
낮과 밤이 교차하는 순간 하늘을 쳐다보고 또 같은 장면을 연신 찍는다.
산은 순식간에 짙은 어둠으로 변하니
마음이 급할세라 하산길에 길을 잃고 말았다.
내가 당황할세라 함께한 산 동무는 큰마음을 가진 친구라 나를 다독인다.
차분하게 길을 찾고 내려온 하산길
하지(夏至) 날 마신 배다리 막걸리는
은은한 산미와 청량함으로 우리에게 스며들었다.
시선이 작고 크고 길고 넓었으면 좋겠다.
무리이지 싶을 때 곁에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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