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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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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 시선이 닿는 곳을 기록하는 것을

마치 의무처럼 생각했다.

엄마와 물빛은 이른 아침, 밤 사이 서로의 안녕을 확인하고 서로에게 사랑을 묻고 답하며

내가 눈을 뜨면 엄마는 물빛이 답한 사랑에 대해 설명한다.

물빛의 푸른 눈빛에 담긴 마음을 엄마는 다 아는 눈치이다.

그 순간순간이 작은 행복이라 담아두기 바쁜 기록을 정리해 두지 못한 미안함이 항상 크다.

공연에 집중하기 위해 며칠 동안 금주하기로 마음먹고 밤에는 산으로 향하고 있다.

산등성이를 타고 흐르는 바람을 맞을 무렵

그 바람의 달콤함이 잠시 나를 홀릴 때면

그 바람은 모두 엄마와 물빛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나 내 시선에 담긴 모든 것이 사랑이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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