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단편
방금 전 어떤 노신사분이 기타 레슨 문의를 하셨다. 자신은 60년대에 말 서울대학교에서 밴드 동아리를 하셨고 대학생 밴드 경연 대회에서 입상도 했었지만 그동안은 삶이 바빠 기타를 잡을 시간이 없으셨고 이제 다시 시작해 보려 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나의 레슨 커리큘럼을 설명해 드리던 차 기타연주의 공통적인 기초 부분은 클래식 기타 교재로 진행한다는 말씀을 드리니 정색을 하시며 자신께서는 음악을 한번 들으면 그대로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이 클래스는 아닌 것 같다며 과히 서운해하셨다.
이거는 아닌 것 같다고 하시니 정중히 잘 알겠습니다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관점 차이는 다를 수 있지만 그것을 대하는 모습들을 볼 때면 그래도 지금까지 한눈팔지 않고 음악 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정말 한번 들으면 바로 연주할 수 있는 걸까? 아… 아직 한참 멀었다 나에겐 세상에 쉬운 게 하나 없는데 말이다. 어깨너머로 산을 오를 수는 없고 능선의 달콤한 바람은 오직 두 다리로 맛볼 수 있으니까.
P.s 그래도 노신사님 덕분에 오랜만에 글 쓰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