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저만치 앞에 두고 나는 오늘 느리게 걸었다.느린 걸음으로 생각하니 마음 숨 가쁘지 않다.호수의 가장자리 원의 점이 되어 생각해 본다.너의 시선은 길을 향해있더냐 아니면 산과 들을 보고 있더냐.너의 마음은 어제에 머물러있느냐 아님 내일을 기다리더냐.계절이란 이정표는 네 번에 걸쳐 너를 기다리고 있건만, 너의 보폭은 앞과 뒤로 일관될 것이냐 아니면 좌와 우로 다양할 터이냐.저만치 걷던 엄마는 가지 쳐낸 꽃가지를 들고 있었다.
무엇을 위한 기록은 아니다, 어떤 행보를 위한 발길이 아니더라도 걸음은 끝없는 물음으로 나를 인도했다. 그저 길목 아래 서있는 이정표 같은 공간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