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외삼촌

추억이라는 것은 기쁨과 슬픔 행복과 시련
그것들은 모두 푸르게 생각이라는 바다에 펼쳐있다.
그 드넓은 바다 중에 유년이라는 기억 섬을 따라가 보면 나에게 외삼촌들은 항상 큰 산과 같았다.
그중 셋째 외삼촌을 동생과 나는 신림동 외삼촌이라 불렀다.
많은 외삼촌들 중에 몇 번째 외삼촌인지 어렸던 우리에게 그것은 중요치 않았다.
신림동에 사시던 외삼촌이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셨을 때에도 우린 신림동 외삼촌이라 불렀다.
어렸던 우리 형제를 외삼촌과 외숙모는 참 많이 데리고 다니셨다.
그 머나먼 섬에 떠다니는 기억이 내게 생생한 것은 그 추억 때문일 것이다.
아마 내 동생 영규가 많이 아팠던 시절, 외삼촌 집에서 한 달간 머물렀던 시간이 아주 먼바다 밑에 있는 해저의 협곡처럼 외삼촌과 나와의 골이 깊은 기쁨과 행복의 시간을 단단히 만들어준 추억일 것이다.
그리고 어제 우린 슬픔과 시련에 마주했다.
얼마 전 미국에서 고인이 되신 외삼촌의 영결식이 있던 어제, 그 추억은 파도 위를 하얗게 뒤덮었다.

애써 담담했던 엄마의 모습이 나직이 떠오른다.

‘우리 오빠는 부처님 같으신 분이야’

아마도 독실한 불교신자인 우리 엄마에겐 오빠에 대한 존경과 감사, 깊은 애도를 담은 가장 큰 표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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