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
잠실역 광역환승센터에는 시 항아리가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언젠가부터 항아리는 비어있었다.
오늘 느지막이 집으로 향하는 퇴근길에 풍성히 쌓여있는 시 한 편을 반가운 마음에 집어 들었다.
작은 생각들이 꼬리를 물어 걸었다.
항상 익숙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 한 편 익숙하지 않은 곳을 걸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러다 짧은 단상에 빠지곤 하는데 내 요즈음 단골 화두는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이다.
그 생각의 테두리들이 다듬어지면 무언가 노래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초저녁쯤 한 라디오 방송의 섭외 전화를 받았다.
노래를 할 생각을 하니 행복할 뿐이다.
그저 감사한 마음이다.
먹는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싶다.
가벼워져서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은 없는데
노래를 할 때는 항상 배고픈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