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엔가 사진을 찍었는데
눈가 끝에 못 보던 미세한 주름들이 있었다.
솔직히 적잖아 당황했다.
그러나
애써 태연한 척
나이가 드는데 주름은 당연하지
아무렇지 않은 척해봤다.
거울을 볼 때는 또 잘 보이진 않았다.
눈 크게 뜨고
예쁜척하는 표정만 지으니까
주름이고 뭐고
내 눈엔 안보였다.
또 그렇게 몇 해가 갔다.
엄마 아빠랑 시간을 내서
양양 바닷가에 애들 데리고 놀러 갔는데
신나서 웃어대는 내 얼굴에
엄마가 조금 당황했나 보다.
딸아 여기서 이렇게 자외선 받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하루빨리 다시
서울로 올라가서
피부보톡스라도 좀 맞아야겠다.
처방당했다.
예쁘네요?
피부보톡스로 주름 좀 쫙쫙 펴달라고
마취크림을 바르고 누워있는데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이 첫마디를 건넨다.
영업용 멘트인 것을 알지만
의아하다는 뉘앙스로 예쁘다고
질문식으로
그것도 거꾸로 내 얼굴을 본상태에서 들은
진실성이 참으로 의심되는 칭찬에도
좋다고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간다.
근데 웃음이 채 다 지어지기도 전에
이 의사 할아버지는 갑자게 마구
주사 잔치를 시작해버린다.
엉엉...
차마 소리 내서 울 수는 없지만
이미 정직한 눈물은 주룩주룩
내가 아들 둘 낳을 때도
이렇게 눈물을 흘리진 않았건만
주사기가 내 표피층을 후벼 파는 바람에
얼굴이 금세 눈물범벅이다.
처음엔 횟수를 세며 좀 참아보다가
아니 이거 무슨 내가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런 고통을 견디나 그만할..
이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때쯤
끝났습니다~ 고생하셨어요 해준다.
아우. 다신 못 맞겠네. 너무 아팠다.
고통이 언제였나
한 달이 지나갈 때쯤
우연히 찍은 단체사진 속에
내 얼굴을 보았는데
나의 표정이 미-세하게 이상했다.
분명 웃고 있었는데!
웃지 않는 거 같았다.
허허 이것 참 묘한 일이네
남편이 갑자기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물어본다.
여보!!!!!!
웃고 있는데 우는 것 같네????
그냥 보톡스도 아니고
피부보톡스인데. 그것도 맞은 지
한 달이 넘게 지나는 시점에서.
남편에게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잡아떼고 싶었지만
나도 느끼고 있었던
그 울상 같은 웃음 때문에
증거가 내 얼굴에 너무 있어버린이상
으응
사실 피부보톡스 맞았.. 이실직고와 동시에
놀림이 시작되었다.
여보 옆에 그것 좀 나 줘봐
뭐야, 웃는 게 어색한 여자가.
여보 애들 좀 씻기던지
뭐라고? 웃는 게 어색한 여자네?
그로부터 매일 나는
웃는 게 어색한 녀자라고 그로부터 불렸다..
분명한 것은 내가 없었으면 하던 부위의
주름은 확실히 없어졌다.
그리고 피부도 좀 전반적으로 좋아진 기분이다.
그 러 나
예상치도 못한 부위에
예상치 못한 순간에
새로운 주름들이 등장했다.
물론 어색함은 덤이다.
어떤 포인트에서는
내 느낌은 활짝 웃었는데
사진 찍고 보니
구안화사처럼
반쪽의 얼굴만 웃고 있는 모습도
발견되었다.
아 스킨보톡스 너란 것.....
주름 양 불변의 법칙이라도 있느냐
덜 늙고 덜 안 예뻐지길 바랬을 뿐인데
주름 총양은 그대로에 이상함과 어색함을
안겨준 피부보톡스.
두 번 다신 못 맞을 것 같아......
잘 있어 톡스. 굿바이 톡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