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농구선수하면 어떨까?

아들이 질문했다.

by 배지


10살 아들이지만 아직도 재워준다. 재워주는 방법은 아기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팔베개해서 토닥여주고 부드러운 이마를 쓸어주고 엉덩이를 두들겨준다.


어제는 농구대회가 있던 날이라서 다리가 무척 아팠을 것 같아 다리를 주물러주며 재워주었다. 괄사를 이용해서 다리를 좍좍 밀어주기도 하고 발가락 사이사이에 로션을 잔뜩 발라서 내 손가락 마디와 꽉 끼게 만들어 터질 것 같은 마사지도 해준다.


손바닥 오감에 집중하며 어떻게 하면 더 시원할까만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 아들이 아무렇지 않은 척 '엄마 내가 농구선수를 하면 어떨까?' 물어본다.


나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그렇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하게 답변한다.

'어 농구선수 좋지~'

그리고는 잠시 쉬었다가 이내 말을 이어간다.

'그런데 사실 제일 좋아하는 건 하나 아껴두고, 두 번째로 좋아하는 일을 일로 하는 게 제일 좋다고도 하더라~ 제일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점점 그 일이 재미 없어져서 좋아하는 일이 없어진다고도 하더라고'


아무렇지 않은 척 정말 그렇다던데, 나는 흑심 없이 순수한 지식전달인 것 같은 뉘앙스로 말했다. 그리고 농구대회 우승을 마친 아이는 이내 골골 잠이 들었다.





내 가슴은 그 질문에 왜 덜컥 내려앉았을까.


사실은 제일 좋아하는 일이 없어질까 봐 농구선수를 직업으로 하면 아쉬울 거라고 말 한건 아님을 난 스스로 알고 있다.


농구를 사랑하는 10살 소년을 나는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렇지만 내가 잘 모르는 세계를 동경해 보는 아이의 질문에 무조건적으로 박수 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부부가 타고난 유전자가 그리 운동신경이 빼어나지 못한 걸 알고 있으면서 운동선수의 길을 마냥 환영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꼭 내 유전자를 전달했다고 해서 나와 같으란 법은 절대 없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기왕이면, 내 자식이

내가 아는 지식 범주 내에서 너무 몸이 힘들지 않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게 된다.


예체능의 길이 험난함을 들어서 알고

또 몸을 열심히 쓰니 부상 걱정부터 되는

편협한 부모가 바로 나였던 것이다.




멋있는 부모라면,

아이가 가볍게 휙 던진 진로고민 한마디에

엄마는 네가 무얼 하든 양손 들고 환영한다!

이렇게 멋지게 환영하고 지지했을 텐데.


나는 오늘도

못난 부모라


농구는 취미로만 잘하는 게 어떨까 하고

넌지시 안 권하는 듯 권해보며

그저 내 자식이 몸 안 힘들고

잘 먹고 잘살았으면 하는 흑심을

숨기 지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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