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밀회에서 여자주인공 혜원(김희애)은 남편도 있고, 좋은 집에, 고급 외제자동차에 누구보다 뒤처지지 않는 능력으로 남들 부러운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하루를 마음 편히 지낼 수 없다.
마지막 회에 최후변론하는 혜원이는 이런 말을 했다.
“난생처음 누군가 온전히 저한테 헌신하는 순간이었어요. 저를 위해 목숨을 내놓은 것도 아니고 절절한 고백을 한 것도 아니었어요.
그 친구는 그저 정신없이 걸레질을 했을 뿐입니다. 저라는 여자에게 깨끗한 앉을자리를 만들어주려고 애썼던 것뿐이었는데.. 저는 그때 알았습니다. 제가 누구한테서도 그런 정성을 받아보지 못했다는 걸..”
여주인공이 한참 어린 제자와 사랑에 빠지고 밀회에 빠졌다는 사실을 비난하고 싶지 않았다.
오랜 결혼 생활은 때론 존중받지 못하여 자존감을 바닥으로 떨어뜨리곤 한다.
50대가 되어보니 중년여성이 행복하기란 참 힘든 세상이다.
첫째, 남편이 승진하고 사업에 성공하면 흔히 하는 외도가 시작된다.
둘째, 남편이 명퇴당하거나 사업에 망해서 경제적으로 힘들거나
셋째, 남편이 각종 성인병이나 암등으로 투병 중이거나
넷째, 남편과 성격차이나 가치관을 좁힐 수 없거나
다섯째, 이혼이나 재혼 또 다른 만남으로 또다시 힘들어지거나
세상을 보니 온통 외롭고 불행하다고 아우성이다.
내 결혼생활도 남편이 외도를 한 것도 아니고 나를 안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돈을 안 벌어 준 것도 아닌데 대화가 되지 않고 나에게 순종과 복종을 강요하는 생활이 힘들었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엄마는 자신의 직업도 포기하고 시골에서 평범한 여자로 살았다.
남편은 좋은 남편이었지만 답답했다.
엄마는 다른 남자를 만나 밀회를 했다. 같이 떠나자는 그의 제안을 힘들게 뿌리치고 가정을 지켰다.
중년의 사랑은 언제나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서 금지된 사랑이기 때문이다.
중년 아줌마의 마음속에 아직도 남아있는 이성에 대한 흠모나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그런 마음을 고백한다.
중년의 남성들이 불륜을 꿈꾸고 있을 때 그들의 배우자인 여성 역시 마음 한구석에 강렬한 사랑의 욕망을 키운다. 남성들은 여자들은 성욕이 없거나 있어도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착각한다.
이제 여자들도 당당하게 자신의 성적 욕망을 주장한다. 또 그 욕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죄의식도 더 이상 갖지 않고 밀회에 빠진다.
만나지 말아야 한다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어느 대중 가수의 노랫말처럼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 번 잊지 못할 사랑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 한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남자 주인공은 말했다.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만 오는 거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는 거요”
이런 확실한 감정, 얼마나 많은 사랑을 얼마나 다른 이유로 불분명한 나의 태도는 놓치며 살아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