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 가족 관계는 사랑, 이해, 수용 및 지지가 주요 원천이 되어야 한다. 불행하게도, 관계 맺기를 비참하게 실패한 가족들이 많이 존재한다. 나 또한 그렇다.
어쩜 가족이 남보다 못하다. 인연 끊고 사는 사람도 많다.
피는 물보다 진하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이 험한 세상에 의지가 되어야 할 가족이 때론 원수가 된다.
가족을 향한 모욕과 비판은 큰 상처가 된다. 내가 잘살면 이렇게 무시했을까? 내가 못나고 못 사니까 가족도 무시한다. 가족이면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더 큰 분노가 일어난다.
가족 관계를 위협하는 험담은 가족 구성원들이 편을 들도록 만든다. 가족들은 꼭 편 먹고 싸운다. 어쩔 땐 서로 화해시킨다는 게 사건은 왜곡되고 부풀리고 싸움을 더 부채질한다. 가족끼리 더 말조심해야 한다.
가족 모임이나 행사를 할 때 독점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꼭 있다. 대부분 시부모님의 말씀에 따라야만 한다. 거기에 반기를 들면 또 싸움이 난다. 의견을 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하지만 맘 속에는 불만이 쌓인다.
가족이라서 같은 지붕 아래에서 생활한다고 해서 동일한 의견, 정치적 견해 또는 종교적 신념을 공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이런 신념의 문제로 갈등을 빚는다면, 가족 간의 관계는 깨진다.
형제자매들끼리 부모님이 차별한 이야기 섭섭했던 이야기 등 수십 년도 지난 이야기를 사골 우리듯 꺼내고 또 꺼내서 싸운다. 진정 어린 사과 하면 끝날 일인데 끝까지 사과하지 않는다.
“내가 너무 미안해..” 와 같은 단순한 말에 담긴 진심 어린 사과는 가족의 관계를 이어주는 접착제가 될 수 있는데 말이다.
가족끼리 원한을 품고 있으면 더 많은 피해를 입히게 된다. 가족의 평화와 화목을 위해서, 용서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글을 쓰는 나는 머리로는 이해하면서 용서하는 게 왜 이리 어려울까? 그들은 나에게 전혀 미안하지 않다. 내가 또 용서해야 하는가? 용서하는 사람의 맘은 도대체 뭘까? 난 아직 용서할 맘이 없다.
나를 제대로 살게 하는 것도 가족이고, 내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게 하는 것도 가족이다. 나를 누구보다 힘들게 하는 것도 가족이고, 나한테 누구보다 상처가 되는 존재도 역시 가족이다.
가장 기쁜 순간, 가장 슬픈 순간, 가장 힘든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또한 가족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만난 세상에서 가장 질긴 운명인 나의 가족이다.
가족이라 당연하게 여겨왔던 희생과 배려들, 가족이라서 아무렇지도 않게 주고받았던 상처들이 있다.
서로 싸운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며, 서로 싸우지 않는다고 사랑한다는 것도 아니다.
가족은 싸우며 격렬한 미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함께 하며 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가족은 그렇게 습관처럼 내 옆에 있는 존재들이기에 고마움도 당연하고 미안함도 당연해져 버린다.
우리 가족 드라마는 "사과 절대 안 하는 고마움을 모르는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