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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근자씨 Aug 02. 2022

오늘 일찍 퇴근합니다

근자씨의 불친절한 직장생활 - 매일 정시에 퇴근하는 나는 워라벨 킹!

저녁 약속이 있는 평일 퇴근 무렵, 팀장과 동료에게 인사를 하고 퇴근한다.


"저 오늘 좀 일찍 퇴근하겠습니다."


이미 퇴근 시간은 지났다.

그런데, 왜 나는 '일찍 퇴근한다'는 표현을 했을까?

그냥 퇴근하면 되는데 말이다.


왜 정시 퇴근이 어색할까? @Unsplash


요즘에는 퇴근 시간이 되면 퇴근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직장생활 20년 차를 넘긴 나에게는 아직도 어색하다.

남들과 같이 퇴근하거나, 주로 그들보다 늦게 퇴근하는 것이 익숙한 직장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일까?


2주 정도 개인적인 일이 있어 거의 정시에 퇴근한 적이 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워라벨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 같다는 평을 했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정시 퇴근하면 워크 라이프 밸런스를 중요시하는 거라고?


하지만, 늦게 퇴근한다고 자기 업무에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평을 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어느 직장인이 매일 늦게 퇴근한다면, 그것은 회사가 잘 못하는 것이다.

그 사람에게 일이 몰려 있는 것이고, 매일 일찍(아니 정시에) 퇴근하는 사람들과 일을 나눠야 할 것이다.

만약 그 사람만이 그 업무를 할 수 있다면, 그의 업무를 분담할 사람을 더 채용해야 한다.


주 52시간보다 그 이상 일을 해서 돈을 더 벌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고도 한다.

언론과 정치권에서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주 52시간만 일해도 원하는 임금을 받을 수 있을까?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해서 업무시간 안에서 최대한의 업무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하려는 생각은 아무도 못 하는 것인가?

해가 떠 있을 때 퇴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Unsplash

우리보다 평균 근로시간이 적어도 잘 사는 나라들도 있고, 노동 효율성도 높은 나라들이 있다.

그런 사례를 두고서 장시간 노동을 통한 임금인상 효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것에 동조하는 근로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사람들은 고용주들이 아닐까?


주 40시간만 일하고 벌고 싶은 만큼 벌고, 법으로 보장된 휴일과 휴가를 즐기며 살고 싶은 생각은 대한민국 직장인으로서 사치인가?


그보다 못한 사람들을 보고 살라는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

그보다 못한 사람들이 있으면 안 되니까.


그런 사람들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는 것이 정상인 세상에서 살고 싶다.

나 퇴근한다!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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