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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근자씨 Aug 18. 2022

소비단식 일기 - 간헐적 단식이라도 해야 할까...

근자씨의 서재 - 간헐적이라도 필요한 소비단식


소비단식 일기

자기만의 방 / 서박하 지음


My Prologue


소비단식? 낯선 단어다.

책 뒷면 표지에 친절하게 이런 설명이 쓰여 있다.


"정해진 기간 동안 생존에 필요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사지 않는 것."


Online shoping 보다 물건 사기 훨씬 더 좋은 Mobilie shoping 시대다! @Unsplash


어느 날 통장 잔고부족으로 카드대금 결제가 안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그럴 리가, 통장잔고가 꽤 있었을 텐데….’


도대체 카드값이 얼마나 나온 걸까?

확인해 보니 보통 직장인의 월급 수준의 카드 결제대금이 나왔다.

지난달에 결제금 일부가 이월되었던 터라 금액이 예상보다 훨씬 컸다.

이직을 하면서 월급통장이 변경되었는데, 카드대금 결제 통장은 바꾸지 않아 생긴 일이긴 하지만, 나의 카드 사용금액이 어마 무시하다는 것에 놀랐다.

도대체 얼마나 긁고 다닌 건지... @Unsplash


예전에는 보통 직불카드를 사용하고, 필요한 것만 신용카드를 썼었는데, 작년에 이사와 이직을 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신용카드만 쓰다 벌어진 일이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똑같은 청바지를 2번 주문하는 실수를 했다. 며칠 간격으로 말이다.

두 번째 택배가 도착하고 포장을 뜯을 때까지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똑같은 청바지를 손에 들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난 막 사는(buy)구나.'


그리고, 이직으로 급여가 올랐는 데다가, 큰 금액의 대출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 살다 보니 물건을 사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그냥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쇼핑앱에서 검색하고 바로 주문하는 습관이 들어버렸다.

나는 언제부터 이런 소비를 했던 거지.

이런 생각에 즈음하여 이 책을 독서모임에서 만나게 되었다.


'소비단식' 이라니... 소비를 끊는 다는 건가...


In the book


p.53

나의 존재 가치를 물건이나 소유가 아닌 나 자신만으로 보여줄 수는 없을까? 그런 세상이 될 수는 없을까?


‘돈의 심리학’에서는 살 수 있지만, 실제 구매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부자라 했다.

나 자신만으로 뭔가를 보여주기가 힘들다. 결국 내가 가지 소유물을 통해서 나를 평가하는 세상이기 때문인가?

특히 남자들은 자동차가 그렇다. 차를 바꿔야만 할까? 고민이다.


p.72

이마트 앱 VIP회원에서 일반회원으로 등급이 낮아졌다.

네이버 쇼핑에서도 일반회원으로 강등되었다.

쿠팡 와우 월회비 결제를 취소했다.

마켓 컬리 회원 등급도 낮아졌다.

나는 자유로워지고 있다.


- 무엇인가를 유지하는 데는 비용이 든다.

- 유지하지 않음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p.73

카페에 가지 않고도 충분히 꽉 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결국 소비는 내 마음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다. 책과 오롯이 보내는 고요한 시간, 그리고 글 쓰는 시간이 내 마음을 채우니 다른 것들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카페가 좋다. 왠지 모르게 집중이 잘된다. 집에서는 집중을 방해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p.80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기. 기본적이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다. 마음이 충만하다면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카드를 긁는 일은 없을 것이다.


p.89

서점에 가면, “위기다! 살아남자!”라고 외치는 자기 계발 도서코너와 “쉬세요. 누워 있으세요. 열심히 살지 마세요”라고 속삭이는 에세이 코너의 온도 차가 분명하다. 나는 두 곳 모두에 마음이 끌린다.


삶에 있어서 밸런스가 중요한 것 같다. 자기 계발도 중요하고, 휴식도 중요하다.

그래서 나도 둘 다 관심이 있다.


p.90

‘지금 여기 here and now’는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프리츠 필스가 창시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다. 우리는 우리가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그 욕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모를 때가 많다. 자신의 욕구를 파악하기 어려운 내적-외적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외부 자극에 사회적으로 혹은 관습적으로 대응하다 보면 결국에는 자신의 욕구를 파악하고 행동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지금 여기, 즉 현재에 집중하며 다시 한번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p.94

소비단식을 하면 내가 하는 소비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된다. 나는 이 물건이 왜 필요한가? 이 물건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환경, 인권 등의 문제를 떠올리게 된다. 즉 소비단식은 ‘윤리적 소비 ethical consumption’ 와 연결되어 있다.


p.106

누구에게나 빈자리는 늘 있기 마련이며, 그 자리는 스스로 채워야하는 것이다. 부모님에 대한 원망으로 그 시절을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다 자란 내가 어린 나를 안아주면 되는 것이다.


p.132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소유를 나누는 것을 즐기고, 삶의 성공이 물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p.134

타인의 시선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은 어디에 살더라도 같은 모습을 유지할 것이다. 그것이 더 건강한 자존감이다.


정말로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사실 명품가방을 산다고 내가 명품이 되지는 않는다.

내가 경차를 끌고 다닌다고 해서 내가 경차처럼 작은 사람은 아닌데, 무시당하는 느낌은 아쉽다….

왜 그 차를 끌고 다니냐는 질문을 너무 많이 들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p.135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나는 세 가지 노력을 했다.

감사일기 쓰기, SNS 줄이기, “그럼 뭐 어때” 하고 생각하기.


p.139

진정한 노마드의 삶은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데 쓰이는 물건들의 무게를 직접 느낄 때 시작되는 것이다.

내가 감당할 만큼의 물건만 지닌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단순히 여행을 다닌 것과 삶을 지탱하는 모든 것들을 어깨에 짊어지고 다니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다.


p.140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닌 ‘없으면 안 되는 것’을 결정해야 한다.

쓸데 없는 것.


p.151

‘경제적 자유’란 재정적인 부분에서 내 삶을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누군가에게는 경제적 자유가 좋은 집과 자동차를 타고 편히 쉬는 것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여행을 다니는 것일 수 있다.


p.152

사고 싶은 걸 다 살 수 있을 만큼 돈을 갖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돈을 갖는 것.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경제적 자유다.


My Epilogue


비워야 채울 수 있다. → 비웠으면 다시 채우지 말자.

극단적으로 소비를 끊어 버린다는 ‘소비단식’.

그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이 이야기는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다.

낮은 자존감을 소비로 채웠던 저자가 소비를 끊음으로써 자존감을 회복하는 이야기이다.


자기계발서도 아니고... 이 책의 정체는 무엇일까? 근데 책 두께에 비해 좀 비싼 건 또 뭐지...

'극단적인 소비단식 까지는 아니더라도 간헐적이라도 소비를 끊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무 것도 사지 않는 날이 올 수 있을려나...

쓸데 없는 것은 사지 말고, 필요한 것만 사는 습관 부터 들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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