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근자씨 Sep 10. 2023

오토라는 남자 - 잔잔한 울림이 있는 영화

근자씨의 불친절한 영화리뷰


My Prologue

Youtube에 수많은 영화 소개 동영상이 올라온다.

영화가 보고 싶을 때 어떤 영화를 선택하는데 종종 도움을 받기도 하고, 제목조차 들어본 기억이 없는 영화를 그 소개 동영상을 보고 감상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소개동영상은 너무나 친절하고 자세하게 영화를 소개해 줘서 그 영화를 볼 필요마저 없게 만드는 부작용도 있지만, 나의 영화 선택에 적절한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어느 날 우연히 ‘오토라는 남자’라는 영화소개 동영상을 보게 됐다.

영화 소개 동영상을 보다가, 너무 자세한 소개에 혹시나 영화를 안 보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동영상 보기를 끊고 인터넷에서 ‘오토라는 남자’에 대해 검색을 해 본다.

톰 행크스의 표정에서 짜증이 묻어난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라는 평이 많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  스웨덴 영화 ‘오베라는 남자’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이다.

우리나라 영화들을 포함하여 비영어권 국가에서 잘 만들어진 많은 영화들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다. 미국사람들은 자막을 보며 영화를 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사실인 것 같다. 글을 빨리 읽지 못하는 등 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겪는 인구비율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미국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새 이런저런 삶의 스트레스에 잔잔한 울림이 있는 영화가 땡겼었는데, 잘 됐다.

그리고, 영화를 보기로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는 주연배우가 ‘톰 행크스’이기 때문이다.

그가 주연한 영화는 그냥 믿고 봐도 된다.


In the movie

영화 첫 장면은 오토라는 나이 든 남자가 마트에서 밧줄을 구매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처음부터 그가 얼마나 꼰대인지 묘사하는 장면은 왜 그의 꼰대스러운 성격을 초반부터 각인시킨다.

그가 구매한 밧줄의 용도가 어떤 용도인지 나중에 알게 되는데, 밧줄 조금 사는데 왜 그리 날카롭게 구는지 한 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했다.

먼저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며 묘지를 찾는 오토라는 남자. 무뚝뚝하지만, 왜 그가 그의 아내를 그렇게 그리워하는지 알게 되고 나면 짠하기만 하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다시 만나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남자는 자기를 인정해 주는 사람을 위해 산다. 처음으로 자기를 인정해 준 아내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오토라는 남자.


새로운 이웃은 그를 귀찮게 하지만, 그가 계속 살아 있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준다.

그가 계속 삶을 이어가게 만들어준 이웃들과의 여러 에피소드들이 이 영화의 진정한 재미를 선사한다.

아이가 없었던 오토라는 남자, 하지만 아이들에게 따뜻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원래 따뜻한 사람이다.
오토라는 남자가 남은 삶을 살아가게 만든 가장 큰 역할을 한 새로운 이웃집 아줌마.

My Epilogue


화려한 액션도 없고, 캐스팅이 어마어마하지도 않은 영화. 하지만 오랜만에 보는 ‘잔잔한 울림’이 있는 영화.


인간이 느끼는 스트레스 관한 연구에서 ‘배우자의 사망’이 가장 큰 스트레스라고 어디서 본 기억이 있다. 그다음이 자식의 사망, 그다음이 부모님의 사망이다.

누군가를 먼저 보낸 다는 것은 살아있는 동안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일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떠나간 빈자리를 일상으로 받아들이기는 너무나 힘든 일이다.

언젠가는 본인도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또 누군가도 본인의 빈자리를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삶이다.

Otto는 배우자를 빈자리만을 생각하고 떠나려고 했지만, 그가 떠나게 된 후의 이웃이 느낄 그의 빈자리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


근자씨의 불친절한 영화평

배우자를 먼저 보내기 싫어서 배우자를 만들지 않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곁에 없는 자식보다 가까운 이웃이 더 낫다.

운전을 가르치는 데는 엄청난 인내력이 필요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말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입을 열지 말고 지갑을 열어야 좋아한다.

역시나 집은 하나 있어야 그나마 노후가 보장된다.

작가의 이전글 세이노의 가르침: 1부 아무것도 가진게 없다고 느껴질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