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갈까?
굳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들먹이지 않아도 시간은 상대적이다.
어떤 이에게 하루 24시간은 너무 길고, 어떤 이에게 그 24시간은 너무나 짧게 느껴질 수 있다.
길게 느껴지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갈 것이고, 짧게 느껴지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보통 나이가 들 수록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해 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하루 일과 중에 이미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고, 하고 싶은 것들도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아이 때는 정해진 할 일이 없어 어떻게 하면 하루를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지 고민했지만 (요새는 아이들도 바쁘다), 어른이 되면 해야 할 것들이 쌓여 있는 데다가, 재미를 위한. 그것들은 대부분 비용 또는 시간을 요구하거나 둘 다 필요하다.
나의 시간 쓰임이 어떠한지 확인하기 위해 평일 일상을 되짚어 본다.
알람 소리에 정신이 든다.
거의 모든 직장인들이 아침에 알람 소리를 들으며 억지로 몸을 일으킬 것이다.
잠을 충분히 잔다는 직장인은 이제 까지 만난 적이 없다. 잠을 충분히 잘 시간이 항상 부족한 것이다.
출근시간.
우리 직장인들은 그 시간마저도 소중해서, 동영상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영화도 보고….
보통은 무엇 인가를 본다.
운전해서 출근하는 나도 유튜브를 들으며 출근한다.
출근을 하고 점심시간 전까지 열심히 일한다.
'열심히'라는 기준이 모두에게 다를 것이지만, 나름 모두 열심히 할 것이다.
그리고, 회사라는 곳이 열심히 일하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을 것이다.
점심시간을 쪼개어 낮잠을 자는 직장인도 많다고 한다.
밥도 먹고 낮잠까지 잘 시간이 있으면 좋겠지만, 둘 다 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
남유럽의 낮잠시간, '시에스타'의 도입이 시급하다.
오후가 되면 벌써 퇴근시간이 기다려진다.
퇴근 후에 취미활동이 있거나, 누군가와 만남이 있다면 더욱더 기다려질 것이다.
늦은 오후가 되면 결정의 시간이 된다. 내가 오늘 야근을 해야 할지, 아니면 일찍 퇴근할지 말이다.
나도 모르게 정시퇴근을 '일찍 퇴근'이라고 해 버렸다.
정시 퇴근이 낯선 회사에서 오래 근무한 탓이다.
야근을 하거나, 운동, 취미활동, 동호회, 저녁 약속이든 뭐든 하고 집에 들어가면 하루 끝.
이런 일상의 반복되니 시간이 빨리 가지 않을 수 없다.
어린아이 때는 시간이 너무 가지 않아서, 어서 시간이 빨리 흘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사실 '돈을 가진 어른'이 되고 싶은 것이라면 너무 세속적일까?
갖고 싶은 것도,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았으니 그랬겠지.
돈을 가진 어른이 되었으나, 갖고 싶은 것은 더욱 비싸졌고, 가보고 싶은 곳은 비행기를 타고 멀리 가야 하는 곳이 되었다.
이제, 어른이 되니 하루하루가 너무 빨라서, 금세 1주일이 가고, 1달이 가고, 1년이 간다.
그래도 매일 마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투덜 댈 만큼 바쁘게 사는 건 그만큼 열정적인 삶을 사는 것 이리라.
오늘 하루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낸 나에게 오늘 밤에 좋은 와인 한 잔 대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