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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근자씨의 서재 - 결핍된 삶은 힘들다. 채워야 한다. 느슨함을 위해

by 근자씨


부족함이 만들어 내는 선택과 행동의 비밀

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SCARCITY: why having too little means so much

센딜 멀레이너선, 엘다 샤퍼 지음/이경식 옮김/빌리버튼 출판


My Prologue


"세계 최고의 행동경제학자와 인지심리학자가 만나 대단히 혁신적이고 탁월한 통찰이 담긴 책이 탄생했다.”

리처드 탈러(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넛지’의 저자)


인간의 마음속 정보처리 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인지심리학과 이론이 아닌 실제적인 행동의 연구하는 행동경제학은 코로나 Pandemic 시절 전후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은 ‘생각에 관한 생각’의 저자, 대니얼 카너먼(노벨경제학 수상자)이 추천하기도 했다. ‘생각에 관한 생각’을 흥미 있게 읽었기에 이 책을 선택하는 데에는 별 다른 저항은 없었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제외하곤 말이다.

(심리 관련 서적은 두껍기 마련이니 이젠 400페이지 정도는 그러려니 할 수 있다.)


‘넛지’는 나에게서 읽히기를 오래전부터 책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이제 ‘넛지’도 좀 있으면 고전에 속할지도 모르니 빨리 읽어봐야겠다.


과연 결핍은 우리의 행동과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길래 두 저자는 이렇게 긴 이야기를 썼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KakaoTalk_20250902_214302425_04.jpg 샴페인과 함께하는 독서모임. 아니 좋을 수 있을까! NYLS @성수

In the Book


서문


p. 33

온갖 형태의 모든 결핍은 대역폭 축소라는 동일한 현상으로 이어진다. 대역폭은 행동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것이 좁아지면 당연히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초래된다.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 고성능메모리의 일종으로 AI 반도체를 구성할 때 빠른 Data 처리를 가능하게 해 준다. 일반적인 메모리보다 대역폭이 크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인간이 가진 대역폭은 제한적이어서 결핍으로 인한 대역폭의 감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대역폭 감소에 대한 영향을 기반으로 다음 설명 또한 계속된다.)


1장 집중과 터널링의 차이


p. 44

결핍이 우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든다.

사실 사람들은 모두 어떤 요소가 부족할 때 그리고 무언가에 제한을 받는다고 느낄 때 멋진 성과를 거두며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결핍이 비록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긴 하지만 어떤 이득을 안겨 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마감시한이 있을 경우, 마감시한에 끝내기 위해 어떻게든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결과물의 질과는 무관하게도.)


p. 59

결핍이 ‘집중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터널링 tunneling을 하도록, 즉 임박한 결핍을 제어하는 데만 집중하도록 유도한다고 할 수 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어떤 틀을 만든다는 것이고, 틀을 만든다는 것은 (나머지 것들을) 배제한다는 것이다..”


p. 60

‘집중’은 긍정적이다. 결핍은 우리로 하여금 현재 가장 중요해 보이는 것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터널링’은 긍정적이지 않다. 결핍은 사람들로 하여금 터널링을 유도해서 어쩌면 더 중요할 수도 있는 다른 것들을 무시하게 만든다.

(터널링은 이 책을 읽을 때 매우 중요한 개념이니 이해하는 것이 좋다.)


p. 69

‘터널링 세금 tunneling tax’

결핍은 우리의 정신을 자동으로 사로잡는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우리는 철저하게 비용 편익을 계산해서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하는 절충적 교환 거래인 트레이드오프를 하지 않는다. 우리가 결핍을 통해 통제하려는 터널링 상태에 빠진다면, 이에 따른 결과는 이득이 될 수도 있고 손해가 될 수도 있다.


p. 76

결핍은 우리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어 놓는다. 사람들이 당연하지 않은 선택을 하도록 만든다. 결핍은 편익을 생성한다. 그래서 결핍은 순간에 사람들은 보다 더 생산적이다. 그러나 결핍은 대가를 요구한다. 터널 시야와 같은 편협한 관점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가 실제로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까지도 무시하고 지워버린다.


2장 정신에 부과되는 세금


p. 91

결핍도 사람의 정신적 프로세서에 비슷한 짓을 한다. 다른 처리 사항들을 정신에 끊임 없이 짐 지우면 정신은 긴급한 과제를 수행할 여유가 적어진다. 이로써 우리는 이 장의 중심적인 가설인 ‘결핍은 대역폭을 직접적으로 축소한다.’에 도달했다. 개인이 처음부터 타고 난 능력(용량)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능력(용량)이 얼마인지가 중요하다.

(나는 이 대역폭이 사람의 경험과 노력으로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크기 또한 실시간으로 변화한다고도 생각한다.)


p. 99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과 관련된 걱정을 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하룻밤을 꼬박 지새운 상태보다 더 심각한 인지 능력의 상실을 유발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p. 113

가난한 사람은 부유한 사람에 비해서 인지 능력이 낮다고 주장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그 사람들의 능력이 원래 그렇게 낮기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들의 정신의 일부가 결핍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p. 114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정신 자원이 줄어든 상태에서 그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좀 더 민감하고 짜증을 잘 내게 된다. 이래저래 다이어트는 힘들다.)


p. 116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역폭이 손상되어 있음을, 즉 그들의 실행 제어 능력이 위축되어 있음을 말해 준다.


p. 117

보다 나이가 많은 성인들의 다이어트에 관한 이 연구는 일상 속에서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훨씬 더 많이 소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외로운 사람들은 실행제어 능력이 떨어진다니… 힘들게 살아가는구먼. 외로우면 다이어트도 힘들다. SNS나 짧은 동영상에 쉽게 중독되기도 한다.)


p. 124

결핍은 우리를 멍청이로 만든다. 우리를 보다 더 충동적으로 만든다. 우리는 훨씬 낮은 유동성 지능, 그리고 더욱 위축된 실행 제어 능력을 가지고 살아가야만 한다. 삶은 그만큼 더 힘들어졌다.


(1부 요약: 결핍이 사람의 사고체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긍정적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한다. 결핍의 대가는 ‘대역폭 세금’이다. 그 세금의 무게는 무척 크다. 떼어낸 세금만큼 정신자원은 고갈된다. 결핍된 삶은 그만큼 더 힘들다.)


2부 결핍의 악순환


3장 짐 꾸리기와 느슨함


p. 148

느슨함은 언제나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사치를 누릴 수 있도록 허용한다. 느슨함은 당신이 ‘둘 다 주세요.’

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느슨함은 우리에게, ‘선택할 자유’라는 밀턴 프리먼 Milton Frideman의 이상이 아니라 선택하지 않을 자유를 제공한다.

(우리는 느슨함을 가지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 아닐까? 돈, 시간 둘 다. 그러나 결국 죽어서야 모든 느슨함을 가져갈 수 있다.)


p. 150

계획 오류 planning fallacy: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세우는 미래의 계획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p. 152

느슨함의 비효율적인 측면: 우리는 한 번도 쓰지 않을 물건을 사며, 또 돈과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한다.

느슨함의 효율성: 느슨함은 실수를 저질렀을 때 만회할 수 있는 여지, 실패를 해도 괜찮을 여유를 제공하는 것이다.


p. 155

결핍은 단지 실패를 해도 괜찮은 여유가 적은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수를 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p. 156

결핍은 실수에 따른 비용을 높일 뿐만 아니라 실수할 가능성,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을 더 많이 제공한다.

p. 158

결핍의 정의: ‘확보하고 있는 자원에 비해서 필요가 더 크다고 생각하는 주관적인 감각’

(나의 결핍: 돈, 시간, 애정 그중에서도 특히나 애정 결핍, 연애 결핍이 가장 큰 것 같다.)

KakaoTalk_20250903_204056441.jpg 필요한데 없다면 '결핍'상태이다. @Unsplash

p. 159

느슨함은 우리에게 풍족함을 느끼게 한다. 느슨함은 단순한 비효율이 아니라 일종의 정신적인 사치이다. 풍족함이라는 조건은 보다 많은 상품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짐을 대충 싸도 되는 사치, 굳이 따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사치, 그리고 실수를 할까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사치를 누릴 수 있게 해 준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Henry David Thoreau 가 말했듯이, “없어도 될 것이 많을수록 부유한 사람이다.”

4장 결핍이 만든 전문가들


p. 176

트레이드오프의 부재는 사물의 가치를 평가하는 직관적이고 손쉬운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트레이드오프의 개념은 마치 기회비용과도 같다고 본다. 내가 선택한 이것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가 버리는 것처럼 사물의 가치를 동등한 가치의 다른 것과 비교하는 트레이드오프의 개념은 가치판단을 손쉽게 해 줄 수 있는 도구와 같다.)


5장 끊임없이 빌리는 사람들


p. 196

오늘 당장 해야 하는 일은, 어제 오늘로 미뤘던 일을 처리해야 하므로 내일로 미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어코 끝을 볼 때까지 몇 번이고 미뤄지는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리고 또 비슷한 이유로 어떤 일을 하는 데 들여야 할 시간은 점점 더 늘어나게 된다.

무언가를 빌리는 것은 결핍과 깊이 연관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나에게도 미루는 습관이 있다. 결피해 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실행에 옮기는…. 결국 연애도, 결혼도… 그나마 할 수 있을 때 실행에 옮겼어야 했는데…. 너무 신중한 것도 병이다.)


p. 212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활동을 뒤로 미루는 것은 어떤 모자라는 요소를 빌리는 행위나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뒤로 미룰 새 지금 당장은 넉넉한 시간이 생긴다. 하지만 이때 미래에 청구될 어떤 비용이 발생한다. 나중에 그 일을 처리하려면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시간(보통은 연기되기 전보다 더 늘어난 시간)을 따로 또 찾아야 한다. 언젠가는 이렇게 어떤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용을 치러야 하거나, 혹은 그 일을 바로 처리했을 때 얻을 수 있었던 편익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예컨대 펀지 더미 아래 놓여 있는 서류를 찾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식이다. 이렇게 사람들은 날마다 조금씩 대가를 발생시킨다. 이 비용은 결코 일을 긴급하게 만드는 마감 기한처럼 크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 무시를 받은 사무실은 그 주인에게 수백 번의 작은 상처를 내어서 피를 흘리게 만든다.


(설거지 통에 쌓아놓은 접시 위에 양념통이 떨어져서 깨 먹은 적이 있다. 설거지통 옆에 놓아둔 와인잔이 설거지지 통으로 빠져 깨진 적도 있다. 책상 위에 물건을 찾지 못해 헤맨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미루는 행위는 대가를 치르게 한다. 설거지 통의 복수인가…)


6장 결핍의 덫


p. 225

끊임없이 뒤처지는 사람은 어떤 일을 마치는 데 보다 적은 시간을 들인다. 주어진 시간 가운데 많은 부분이 뒤처짐을 따라잡으려고 애쓰는 데 소모되기 때문이다.

(집을 안 산 대가를 엄청나게 치르고 있다. 자금을 모으기 위해 소모된 시간, 그리고 비싸진 집값.)


p. 228

저글링 juggling 이란 어떤 한 가지 긴급한 일에서 또 다른 긴급한 일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상황을 일컬어 우리가 채택한 용어이다. 저글링은 터널링의 논리적인 결과물이다.


p. 236

근육을 많이 쓰면 피로해지듯이 의지력도 마찬가지로 많이 쓸수록 피로해진다는 것이다. 이 설명에 따르면, 유혹에 저항해야 하는 지속적인 필요성은 의지력을 약하게 만들며, 따라서 결핍의 덫에서 벗어나는 일은 한층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다이어트가 힘들고, 공부도 힘들다.)


p. 257

외로움과 다이어트라는 이 두 경우에서 결핍의 핵심적인 특성, 즉 주의를 사로잡는다는 특성은 장애물로 바뀐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과 외로움을 느끼며 사는 사람은 각자가 안고 있는 결핍이 그들로 하여금 그 결핍에 관한 모든 것에 집중을 하게 만들기 때문에 결핍과 투쟁을 벌인다.

(외로운 가운데 다이어트까지 해야 하는 나는 참으로 힘들게 살고 있구나.)


7장 빈곤이라는 결핍


P. 265

관리자는 ‘그래 관두지 뭐, 일과 생활의 균형이 중요하니까 일을 조금 줄여야지.’라고 말할 수 있지만 세입자는 ‘그래 쫓겨나지 뭐. 집에서 쫓겨나면 어때?’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간과 돈 모두 대역폭 세금을 부과하지만 각각이 부과하는 세금의 규모, 즉 결핍이 초래하는 문제의 심각성은 완전히 다르다.


P. 281

건강한 식습관은 대단한 자기 절제의 결과이다.

빈곤을 둘러싼 수많은 ‘실패’들은 대역폭 세금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설명할 수 있다.


P. 282

불면증 환자에 대한 어떤 자료는 이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걱정거리를 많이 달고 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요컨대 머릿속에 생각할 게 많이 들어 있으면 잠을 자기 어렵다는 말이다.

결핍은 생각 때문에 수면을 방해받는 것은 어쩌면 결핍이 대역폭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 가운데서 가장 치명적이고 장기적으로 해를 끼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이 사람들은 잠을 상대적으로 적게 자며 또한 그들의 수면의 질은 떨어진다. 이런 효과들은 가난한 사람에게 특히 강력하게 나타나는데, 이 사람들의 수면의 질 역시 낮다.

(결핍이 수면 장애까지 일으킨다니... 참 슬프다.)


P. 283

소득이 늘어나고 형편이 나아지면 인지 능력이 향상된다.

(생각의 느슨함이 생긴다. 여유로움은 생각의 대역폭을 넓힌다. 다른 사상이나 이념, 아이디어 등이 들어올 수 있는 자리를 만든다. 그래서인지 능력이 향상된다. 나는 그렇게 됨을 경험했다. 예전보다 훨씬 인지 능력이 향상된 느낌이다.)

KakaoTalk_20250902_214302425_02.jpg 결핍의 악순환 - 2부 정리

3부 결핍을 위한 설계


8장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방법


p. 314 대역폭은 넓힐 수 있다.

이제는 교육, 보건, 금융 그리고 보육을 별개의 문제로 보는 대신,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의 대역폭 능력의 일부라고 생각해야 한다. 국세청에서 날아온 세금 폭탄이 가계의 예산을 황폐하게 만들 수 있듯이, 대역폭에 매겨진 세금 역시 한 사람이 관여할 수밖에 없는 여러 영역의 어느 부분에서든 심각한 낭패를 초래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역으로, 병목 현상을 유발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면 이에 따른 파급 효과는 멀리까지 미친다.


(출산율 저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정책입안자들은 이점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출산율은 단순히 출산을 장려한다고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주택, 교육, 부동산, 교통 등, 사람의 생활과 관련된 모든 사항이 연결되어 있다. 중국은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과감하게 사교육을 하루아침에 철폐하다시피 했고, 부동산 투기도 못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좀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의 결혼이 왜 늦어지고 있는지, 결혼을 왜 포기하는지… 그것부터 시작이다.)


9장 조직의 결핍을 관리하라


p. 322 느슨함의 가치를 과소평가하지 말 것

결핍의 덫의 본질: 느슨함의 부족

많은 조직이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느슨함이 필요하다.


p. 333 급한 불 끄기의 덫

주어진 시간의 대부분은 이미 일어난 불을 끄는 데 쓰이지만, 불이 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는 시간을 쓰지 않는 바람에 새로운 불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p. 334

급한 불 끄기의 부작용은 단순히 실수를 유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보다 중요한 문제를 일으킨다. 너무도 명백하게 예측할 수 있는 실수,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과제들을 무시하는 실수를 유발하는 것이다.


p. 341

사람이 육체적으로 피곤하면 휴식이 필요하듯, 정신적으로 고갈되면 회복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회복 과정 없이 결핍 상태가 계속 이어지면 대역폭 세금은 점점 쌓인다. 이런 메커니즘을 쉽게 이해하려면 잠처럼 단순한 걸 놓고 생각하면 된다.


p. 344

어떤 팀의 구성원 한 명이 뒤처지거나 급한 불 끄기의 악순환에 빠져들면 팀 내 다른 구성원들은 더 많은 결핍을 느낀다. 한 사람의 대역폭에 세금이 부과되면 조직 안에서 연속적으로 잘못된 결정이 내려지고, 이 결정들이 보다 더 큰 결핍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또 다른 사람들의 대역폭에도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조직에서 도미노 효과가 일어나는 바람에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불길이 조직 전체 구성원을 급한 불 끄기의 악순환과 대역폭 축소로 몰아넣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미꾸라지 한 마리’라고 부른다. 곰팡이처럼 한 번 생기면 급격하게 퍼지고 쉽게 없애기도 힘들다. 관리자로서 이런 구성원을 잘 관리해서 팀 전체에 악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역병 같은 조직원이 어디는 있기 마련이다.)


10장 일상 속의 결핍


p. 359

상기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하게 작동하지만 자주 간과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상기자’는 마치 ‘넛지 Nudge’처럼 작동하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넛지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른다. 표현이야 다를지는 몰라도 ‘상기자’와 같은 역할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p. 362

냉장고에 오로지 건강식품만 갖추어져 있는 사람은 마감 기한과 상관없이 날씬한 허리를 유지할 것이다.

(어떠한 목표가 있다면, 목표에 맞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도구 또한 중요하다. 러닝에 목표가 있다면 좋은 러닝화가 있으면 더 좋다.)


p. 367

결핍의 심리는 터널링에 대비하고 다른 중요한 일을 무시하지 않도록 차단할 필요성을 일깨운다. 즉, 단 한 번의 터널링이 일어나는 순간 나쁜 선택들을 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도록 설정하고, 좋은 행동들은 경계를 거의 요구하지 않는 대신 가끔 재평가만 하도록 조정해야 한다. 이것이 결핍의 심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미국주식에 투자하면 좋은 것 중에 하나가 내가 잠자는 시간에 매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잦은 매매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p. 369

지금보다 형편이 좋을 미래에 실행하려고 한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하더라도, 그 미래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여전히 형편이 나쁘다면 사람들은 그 결정을 실행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미리 그 일을 하고, 미래(예측)와 현재(소망)를 현명하게 연결해야 한다.

(중요하고 바람직한 결정이라면, 지금 바로 실행하는 것이 좋다. 상황이 언제 좋아질지는 모른다. 헬스장을 등록하는 것, 오늘 운동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것 등 개인적인 것은 물론, 특정 업무를 해야 할 것을 알아챘다면 미루지 말고 당장 진행하거나, 바로 필요한 시간을 배정하거나 미팅을 세팅해야, 나중으로 미룸으로 시간의 ‘결핍’을 맞닥뜨리지 않을 것이다.)


p. 374 (안식일)

이 시간 동안에는 아무리 바쁘다 하더라도 어떤 질문을 해서도 안 되고 어떤 계획도 세울 필요가 없다. 유대교 학자인 아브라함 조슈아 헤쉘 Abraham Johua Heschel 은 안식일이 신이 내린 시간의 선물이라고 여긴다.

(여유로워야 할 주말의 시간을 꽉꽉 채워서 쓰는 나로서는 ‘안식일’ 개념의 시간이 꼭 필요한 것 같다.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온전히 나만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p. 400

결핍의 근원을 계속 거슬러 올라가면 풍족함에 다다른다. 경기침체는 호황기에 했던 행동에 따른 결과이며, 마감 기한을 앞두고 허겁지겁 일하는 것은 그전 몇 주 동안 느긋했기 때문이다. 여러 중요한 문제에서 결핍이 주인공의 역할을 하지만, 사실 결핍이 활개 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한 것은 풍족함이다.

(풍족함이 아예 없었던 경우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가난의 굴레가 결핍에서 유발된다면서 그 결핍이 풍족에서 유발된다면, 풍족함이 없이 결핍으로 시작한 경우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논리의 오류인가? 아니면 완성되지 않은 ‘결핍’ 연구에 한계인가?)


옮긴이의 말

p. 405

인간 행동이 드러내는 비합리성의 합리성까지도 포괄함으로써 경제학의 외연을 넓히며 경제학을 보다 풍성하게 하려는 학문이 바로 행동경제학이다. 그러므로 이 행동경제학이 심리학적인 접근에서 비롯되었음은 당연하다.


Epilogue


많은 사람들이 ‘돈’과 ‘시간’에 부족함을 겪고 있다. 이 두 가지 대표적인 결핍은 인간의 선택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돈과 시간의 결핍이 그 사람의 배경(태어난 나라, 부모의 재산 등)과 선천적/후천적인 성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고, 극복할 수도 있다.


‘결핍’이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 영향에 따라 사람의 행동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신나게 설명을 하다가 말미에서는 ‘결핍’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아직 완전하지 않고 계속 연구를 해야 한다는 열린 결말은 ‘결핍’이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알고자 이 책을 읽느라 며칠 동안 적지 않은 시간을 소요한 나에게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결핍'이라는 나름 신박한 접근이라 과하게 기대했었나 보다.


그래도, 결핍에 빠져 들어 터널링 효과에 대하여 지출하는 ‘대역폭 세금’과 계속된 빌리기로 인한 ‘결핍’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다는 것만큼은 이 책을 읽을만한 효용가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핍을 벗어나기 위해 ‘느슨함’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았다. ‘느슨함’을 만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줬으면 더 좋겠지만, 그래도 어떠한 해결책이 있는지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것인가?

풍족함이 결핍의 근원이며, 풍족할 때 결핍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당연하기 때문에 다시 강조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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