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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머리 소년 Jan 16. 2023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목표를 가장 빨리 그리고 안전하게 달성하는 방법

우리나라 사람 중 80% 가량은 년초에 신년계획을 세운다고 한다. 물론 신년계획을 얼마나 달성하는 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신년계획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다이어트, 공부, 여행, 돈, 금연, 운동 등이다. 연초만 되면 우리는 올해는 뭔가 달라져야한다는 생각에 새로운 계획을 다짐하며 마음을 다잡지만 1월이 가기 전에 흐지부지해지기 일쑤다.      

연초에 세운 계획이 다른 계획에 비해 흐지부지해지기 쉬운 이유는 대부분의 신년계획은 포기하더라도 당장 큰 일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금연이 그렇고, 다이어트가 그렇고, 공부가 그렇고, 운동이 그렇다. 오늘 하지 못하면 내일하면 되고, 내일 하지 못하면 다음 달에 하면 된다. 어쩌면 내년에 다시  시작해도 될 지 모른다.  


우리로 하여금 신년계획을 포기하게 만드는 이유는 또 있다. 신년계획은 대부분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연초에 시작했다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이유로 포기했던 계획이기 때문이다. 

노력해 봤지만 나와는 맞지 않고, 시도해 봤지만 안 되더라는 부정적인 학습효과가 남아있는 셈이다.      

"역시 난 안되나 봐"라는 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배어나온다.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몇몇은 자신과의 타협을 시작한다. 목표를 낮추기도 하고 달성시기를 늦추기도 하고, 방법을 바꿔보기도 한다. 예를 들면, 금연 방법을 바꾸거나, 강사를 바꾸거나, 헬스클럽을 바꾸거나, 운동기구를 바꾸는 방식이다.      


한 달 만에 식스팩을 만들어준다는 헬스클럽 전단지가 눈에 띄고, 한달에 10킬로그램을 책임지고 감량해준다는 프로그램을 클릭하고, 금연 패치를 주문하고, 토익 800점 보장한다는 학원을 찾는 식이다. 연초에 시작했던 방법이 다소 보수적이고 판에 박힌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이때쯤이다.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에 이르는 순간 마음이 가벼워진다. 새로운 방법이라면 목표 달성은 시간 문제일 것 같았지만, 신박하게 보였던 새로운 방법도 효과는 그닥 신통치 않다.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 좀 더 새로운 방법을 찾아봐야 할까?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을 우리는 종종 등산에 비유한다. 처음 등반하는 산인 경우 정상에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오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앞서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 만든 등산로를 따라가는 것일까, 아니면 나만의 등산로를 만들어 오르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우리는 당연히 전자를 정답으로 선택한다. 

그런데 등산에 비유되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는 의외의 선택을 하곤 한다. 바로 앞선 사람들이 정상에 올랐던 등산로를 따라가지 않고 나만의 새로운 등산로를 만들려고 하는 경우다. 다른 사람들이 정상에 올랐던 등산로보다 편하고 빠르게 정상에 도달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능선을 타는 등산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생각하고, 계곡을 따라가는 등산로는 너무 가파르다고 생각한다. 경사가 급하지도 않고 등산로가 길지도 않은 등산로를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우리가 산 정상을 향하거나 목표를 향하는 이유다. 이유는 명확하다. 산 정상에 도달하거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지 새로운 등산로를 개척하는 일이 아니다. 어느 등산로를 선택해도 좋다. 모든 등산로는 이미 앞서 정상에 오른 사람들에 의해 이미 증명된 셈이다. 나에게 맞는 등산로를 선택하고 꾸준히 오르면 된다. 어느 길을 선택하더라도 모두 정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는 없다. 다른 등산로로 바꾸는 순간 그만큼 늦어진다.      


금연하고, 다이어트하고, 공부를 잘하고, 운동으로 식스팩을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발한 방법을 찾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담배를 피지 않으면 금연이 가능하고, 식사량과 운동량을 조절하면 다이어트가 가능하다. 공부 잘하고 식스팩 만드는 방법도 여러분이 알고 있는 방법과 다르지 않다. 성공한 사람들이 일궈낸 많은 성과는 비법으로 얻었다기보다는 바보스러울 정도의 끈기로 만들어졌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오래 전 피겨여왕 김연아의 인터뷰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매일 연습 전에 하는 스트레칭을 무슨 생각하면서 하느냐는 질문에 김연아는 이렇게 대답한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유명한 피아니스트도 김연아 선수와 비슷한 대답을 했다. 피아노 연습을 하다보면 연습이 잘 안되고 슬럼프가 올 때가 있었을텐데, 그럴 때는 어떻게 극복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그냥 피아노 앞에 앉습니다. 그리고는 치기 시작합니다. 연습 시간 내내 마음먹은 대로 안되는 날도 있지만, 대개는 연습을 시작하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공하는 습관은 꾸준히 반복하는 습관이다. 요령이나 방법보다 꾸준한 반복이 중요하다. 이것만 하면 나머지는 그냥 시간이 해결해 준다. 연초에 시작한 새해 결심. 거창하게 세웠던 계획은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의 의지력은 바래고 닳기 시작한다. 이 때 우리를 다잡을 수 있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어제 했던 것을 오늘도 하면 된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에 한 번 더 하면 된다. 그것이 가장 빨리 가는 길이다. 

다시 한번 명심하자. 우리의 목표는 산 정상에 오르는 것이지 새로운 등산로를 개척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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