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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hnnap Jan 08. 2024

Come back to earth

'23




 학기 초에 그 강의실에 들어갔을 땐 미술관 냄새가 났다. 결국엔 피규어를 많이 포함한 확실하고 어려운 논문과 넓고 일반적인 리뷰 논문으로 어떻게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다. 그제서야 시작을 하려던 게 왠지 부끄러웠는지 나가버렸다. 안 가본 길로 향했고 3시간가량 걷다가 돌아왔다.

 제언은 이미 심은 나무는 어쩔 수 없겠지만 앞으로 심을 가로수는 공간적 배치가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 발표는 기말고사 전 주에 이뤄졌기 때문에 그나마 나았다고 할 수 있을까. 세상이 망할 것 같이 하늘이 흐렸던 날, 처음으로 수업을 빠지고 기숙사에 누워있던 것도 한숨 자고 일어나서 자료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의자에 앉아 들었던 노래들과 보았던 풍경.

 나무 한 그루를 발견하고 그 길로 숲을 세우려는 건 정말 어렵고 힘든 길이다. 계단을 내려오면서 하늘이 쾌청했던 게 생각난다. 녹차맛 크림빵과 석류맛 탄산음료가 퍽 잘 어울려서 다음 강의에서 배가 아팠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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