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동아리 '어쩌다작가'의 첫번째 책
부끄러워 혼자 쓰고 덮은 글들이 차곡차곡 쌓여갔습니다. 혹시라도 누가 볼까 봐 전혀 짐작이 안 될 엉뚱한 이름의 폴더를 만들어 컴퓨터에 저장해 두거나 블로그에 비공개로 올려놓은 글들이 꽤 되었습니다. 작가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것이기에 일기 수준에서 머무르고 말았던 시간의 흔적들이 여기저기에 넘쳐났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글쓰기가 취미이거나 위로가 되는 교사들이 주변에 꽤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올해 ‘교직원동아리’ 시간이 새롭게 생기면서 우리는 그렇게 만났습니다. 동아리 활동 시간에 쓴 글들을 모아 책을 내보자는 제안에 살짝 주저함이 묻어났지만, 누구 하나 못하겠다고 빼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어쩌다 작가’라는 동아리 이름을 겁 없이 지었습니다. 하지만 ‘작가’라는 말이 주는 가슴 눌리는 무게감에 ‘칠칠맞은 글쓰기’를 더해 ‘어쩌다 작가의 칠칠맞은 글쓰기’가 되었답니다.
일곱 명이 일곱 가지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거의 3주에 한 개씩 글을 토해내는 어려운 시간이었습니다. “전문작가도 아닌데 이렇게 시간을 빠듯하게 주고 써내라고 하면 어떻게 하냐?”라는 원성이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마감을 넘기는 회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패들렛에 올려놓은 글을 혼자서 보다가 키득키득 웃기도 하고, 흐르는 눈물을 휴지로 꾹꾹 찍어내기도 했습니다. 20대부터 50대 후반까지, 살아온 시대가 다른데도 우리는 비슷한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있음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같은 주제에 전혀 다른 글들이 쏟아져 나와 감탄과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모인 글들이 드디어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적어도 될까?’
‘아는 사람이 보면 너무 부끄러운데’
글쓰기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은 적이 없으니 읽다 보면 부족함이 철철 넘칠 것입니다. 부디 부족한 글솜씨는 겁 없이 뛰어들어 책까지 만들어 낸 용기를 감안해서 넓은 마음으로 품어주세요. 필명 뒤에 숨은 글이지만 읽다 보면 누구인지 쉽게 짐작이 갈 것입니다. 그러더라도 ‘내 옆의 동료가 이런 상황에서도, 이런 마음인데도 잘 버티고 있구나!’ 이해해 주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겠습니다.
자, ‘필명’을 어떻게 지었는지부터 이제 읽어보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