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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미노 Jun 27. 2018

교사의 행복이 아이들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연수문화로!

-(취재) 광수중학교 교사 백원석

경기도교육연수원 이범희 원장을 만나다

이범희 경기도교육연수원장

2010년, 혁신과 관련된 연수와 배움중심수업에 목말라 있던 때에 만났던 용인 흥덕고등학교 교장선생님. 어느 누구보다 배움의 열정과 경청의 자세가 돋보였던 모습을 떠올리며 지금은 경기도교육연수원에 근무하는 이범희 원장을 만났다.


교육연수원장이 되어 바라보게 되는 연수원의 모습은 어떠신가요?

연수원에 발령을 받으면 많은 사람들이 ‘우거진 숲과 좋은 시설에서 지내면 행복하겠다’며 무척 부러워하는데요. 여기 발령받아온 직원들이 대부분 2년이면 내신을 내더라고요. 연수원이 생활연고지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직원들의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밖에서 보면 여유 있고 적절한 쉼도 누릴 수 있는 곳으로 보이지만 이곳의 삶이 길어지면 생활인으로서는 불편한 것이 꽤 있습니다. 저도 며칠 지나자 마치 고립무원에 홀로 떨어진 느낌이 들더라고요. 또한 자격연수나 정책연수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연수원 자체적으로 고민을 담은 연수를 하기 쉽지 않아 변화가 더딜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연수를 만들기 위한 연수원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교육청의 정책부서보다 연구사들이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교육적 담론을 생산하고 정책부서를 견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빠듯한 일정으로 함께 모여 공부하고 토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재 도교육청의 정책 과제에 대한 요구, 자격 연수 등이 주로 연구사들이 하는 업무인데요. ‘연수 관련 협의 - 강사 섭외 – 진행 – 평가’의 일정이 쉼 없이 반복되다 보니, 연구사가 아니라 ‘연수사’라는 자조 섞인 말들을 할 정도입니다.

연구사 각자가 수많은 연수를 기획・진행・평가하는 구조로, 앞의 과정을 평가하는 단계에서 다음 연수를 기획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연수원에서 하고 싶은 연수를 기획하기 어려운 구조이지요. 

앞으로 1인당 진행해야 할 연수 시간이 좀 줄어들면, 주제에 따라 강의의 일부를 맡아서 진행하고, 연구사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연수를 위해 연수원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딱히 ‘미래교육’을 준비한다기보다는 교육, 교사, 학교가 본래성을 회복하려는 노력들을 함께 하면 좋겠다 싶습니다. 경기도는 규모가 워낙 크고 교원의 수도 많아 대단위로 연수원에 모아놓고 연수하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또, 교사의 성장을 위해 분절적으로 '연수원'과 '교원정책과' 등에서 정책을 만들어 시행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도 한계가 있고요. 따라서 학교에서 학교 문화가 건강해지고, 선・후배간에 삶을 나눌 수 있는 교사문화가 정착되어야 교사의 역량도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따라 배우고 싶은 교장・교감・선배 교사들이 많아지는 것, 그런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비록 멀게 느껴지지만 우리 연수원도 그런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건강한 학교문화를 위해 최근에 추진하고 있는 연수가 있나요?

교감자격연수인데요. 현재 교감 승진대상자로 선발된 분들이 취득한 가산점을 보면, 학교와 사회가 요구하는 교감의 시대적 요구와 일정한 거리가 있다고 보입니다.

그래서 ‘교감 면접’, ‘교감자격연수’, ‘교감 임용전 연수’와 임용 후 ‘교감 역량강화 연수’를 연계하는 교감 연수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교감 경력 2년 이상된 분들과 함께 멘토링을 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50여 명의 멘토들은 10명의 교감 대상자 멘티들과 상시적인 만남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연수 시스템을 기획해보려고 합니다. 

따라서 교감 자격연수에는 ‘교사론, 관계론, 학생들을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지?’, ‘학교의 지역적 역할은 무엇인지?’ 등의 고민을 담아 보고, 대신 발령 직전인 2월이나 8월에는 '교감이 학교에서 해야 하는 기능적인 것들'을 주제로 잡아 집중적으로 연수에 배치하려고 합니다.     



경기도의 교원 연수의 방향은 어떻게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연수원장으로 취임하면서 했던 얘기가 ‘Of the teacher, by the teacher, for the student’입니다. 교사 연수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학생’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연수가 교사 개인의 치유나 행복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새 학기 시작 전 수업시수를 결정할 때 1시간 적게 하려고 또 쉽고 편한 업무를 하려고  언성을 높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 드물지 않다고 보면 ‘학교는 과연 공동체의 실현이 가능한 곳인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공동체는 내 것을 조금씩 양보할 때, 내 목소리 조금씩 낮출 때 가능한 것이잖아요. 그래서 학교문화에서 일상적인 삶 속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내용들이 실천되지 않으면 어떤 수단과 도구를 가져와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힘들고 어렵고 소진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2박 3일 동안 연수를 통해 힐링을 한다고 해도 학교로 돌아오면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어 근본적인 치유가 어렵지요. 이것은 학교가 서로 다독이는 교사문화가 되어야 해결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교사들에게 “교장이 행복하면 교사들이 행복한가?”라고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이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교사들에게 “교사들이 행복하면 아이들이 행복한가?”라고 물으면 모든 교사들이 여기에 동의를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행복하면 너희들이 행복하니?”라고 물으면 아이들이 그저 웃습니다. 이것은 학교 구성원의 관계로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연수원에 모여서 하는 연수보다는 교사들이 주도하는 실천연구회 등의 활성화를 통해 교사들의 행복이 학생들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연수문화로 빨리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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