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곡고등학교 교사 채미자
혁신학교 8년차인 포곡고등학교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혁신고등학교는 혁신학교 운영 비율이 낮아(13%) 혁신의 과정을 공유하고 동반 성장하기 어려운 조건에 놓여 있으며, 대입제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런 조건 속에서도 혁신고등학교의 성장을 모색하려는 평범한 교사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초기 혁신학교를 이끌었던 구성원들의 교체로 혁신학교의 지속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후 3년 동안 교육공동체가 혁신과제를 추진하고 노력한 결과 2018년은 민주적 학교문화 정착과 창의적 교육과정 등 변화와 성장이 구체화되었다.
시작은 2월 부장단 워크숍이었는데, 참여한 부장들은 소통과 공감 및 협력적 관계 맺기가 자연스럽게 한 해를 설레고 기대하게 만들었다고 표현했다. 포곡고는 작년부터 전달・연수 위주의 교직원회의를 없애고 전문적학습공동체로 바꿔 운영하는 새로운 실험을 하였다. 교육과정 편성 시 집중형 창체와 일과형 창체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월 2회 이상 주당 33시간 편성으로 확보된 2시간을 전학공 시간으로 편성하였다. 그리하여 여유를 갖고 공동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숙의형 의사결정 시스템을 만들었고, 지금도 그렇게 운영하고 있다. 올해 학교장의 요구로 교직원회의가 중간에 일부 편성되기는 했지만, 내년에는 매주로 확대하고자 계획 중이다.
학교의 변화를 가져온 두 번째 요인은 종합평가와 혁신학교 아카데미 연수(평가교)를 리더그룹 형성과 협력의 문화를 만드는 그릇으로 활용한 것이다. 종합평가 고민의 중심을 단위학교의 성찰과 성장에 두었다. 학교 내부 리더를 어떻게 추동하고 협력적 문화를 만들까에 대한 고민으로 지원청이 주관하는 평가교 아카데미연수를 적극 활용하여 학교 성장의 중요 기제로 삼았다. 연수 기획을 학교에서 23시간 편성하고, 자발적 연수 참여자를 조직하고, 10회 이상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종합평가와 연수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학교의 당면문제에 대한 분석과 과제가 도출되고, 그 속에서 성장한 리더들이 콘퍼런스를 주도하였다. 종합평가는 학교 내부를 성찰하고 협력하여 공동체로 집결시키는 계기로 작용했고, 평가교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은 학교 개방에 대한 설렘과 기대로 성장했다.
12월 5일 포곡중에 포곡 초・중・고 교무, 학생, 교육과정, 혁신부장이 모였다. 2019 연간 학사일정을 공유하여 휴업일, 방학일, 개학일을 맞추고, 지역 내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초등에서는 학생 자치회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고, 중학교는 학부모 아카데미가 숙제라 하고, 고교는 학교 밖 전학공 운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급별로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요구와 필요성이 제기되고, 어려움과 제안이 다양하게 오고간 끝에 위 세 꼭지를 2019 초・중・고 사안으로 하고 각자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추진하자는 결론을 맺었다.
▪포곡 초・중・고 혁신교육 연계로 교육공동체가 함께 노력하고 구축 할 방안은?
▪지역의 아이들을 삶의 주인공으로 성장 시킬 수 있는 초・중・고 연계교육과정은?
연계형 학교의 시작은 올해 포곡 초・중・고 연계형 혁신학교가 시도되면서부터였다. 대표들의 몇 차례 논의가 진행되다 구체적 성과는 종합평가 콘퍼런스에서 드러났다. 세 학교가 모여 사전 논의를 거치면서 공통의 콘퍼런스 논의 주제로 ‘공동교육과정’을 핵심 키워드를 도출했다. 교사, 학생, 학부모 대표 발제로 시작하여 포곡 초・중・고 교육공동체가 분절된 교육과정을 연결시켜 아이들의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학부모와 교사의 역할, 교육활동에 대한 논의와 공유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후 세 학교 대표와 교장은 콘퍼런스에서 논의된 내용 중 2학기부터 반영할 수 있는 교육활동을 협의했고, 학부모연수, 봉사활동 연계, 연합 학생회를 통한 민주 자치 교육, 문화예술교육, 지역사회 지원, 창체교육 연계 활용 등을 세 학교가 함께 실천하였다.
지난 11월 포곡고는 혁신 8년차 이상 학교를 대상으로 공모한 미래형 학교 혁신 협력학교 모델 정책 개발 학교를 신청하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지난 혁신의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 구성원들은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비한 학교와 교육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여겨 정책 개발 협력학교를 신청하여 교육공동체가 함께 같은 지향점을 향해 성장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미 종합평가 과정을 통해 ‘혁신학교를 넘어 미래교육을 묻다’의 주제로 미래학교, 미래교육에 대한 방향을 함께 모색해 왔습니다. 이에 구성원들과 교육활동을 함께 선택하고 집중하여 만들어 가는 학교교육과정이 좀 더 미래교육 방향에 맞게 한 발짝 나아가는 학교를 구현하고자 합니다.
포곡고등학교는 혁신적 리더십을 갖춘 학교장도, 혁신리더들이 집중하는 학교도 아닌 혁신고등학교에서 학교혁신에 대한 열망을 가진 평범한 교사들의 노력으로 점차적으로 학교혁신이 진행되는 학교였습니다.
2018년 혁신학교 운영 경험이 있는 교장선생님의 부임으로 혁신교육에 힘을 실어주고 있고, 종합평가와 평가교 연수를 통해 학교 구성원들은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도전하고 있습니다. 교직원 토론에서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구성원들이 주춤거리며 천천히 갔으면 하는 요구가 있었지만 방향성에 대해 신뢰하고 지지하는 학교 문화가 형성되고 있어 또 다른 도전을 기대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