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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한얼 Haneol Park Jun 02. 2022

Ice

오늘의 생각 #31


[ Ice ]

난 마치 깎이고 깎인 얼음처럼
조각내고 조각낸 조각처럼
절대로 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
물속에 잠겨 찰랑찰랑 부딪혀
기분 좋은 소리, 그럼에도
절대로 넘 생각은 없어

나 언젠가 그랬었지
마음껏 춤추고
무대 위에 드러누울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기억 안 나

내 몸이 나의 것 같지 않아
머릿속은 텅 비어버린 거야
내가 어떻게 움직였었는지
알지도 못하는 난 ice

굳어버린 ice

그때의 나였다면
이 노래에 춤추고
무대 위에 드러누운 채 시작했을 텐데
이젠 과한 게 싫어 생각도 못 해

내 몸이 나의 것 같지 않아
머릿속은 텅 비어버린 거야
내가 어떻게 움직였었는지
알지도 못하는 난 ice

굳어버린 ice

세상이 나를 다 깎아먹은 거야
내 팔과 다리에 줄을 달아놓고는
내 다음 동작을 정해준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인 거야

진짜 내 모습이 뭐였는지
이젠 알 수도 없게 된 거야
내가 어떻게 생겼었는지
알지도 못하는 난 ice

찰랑찰랑 ice
깎이고 깎인 ice
녹아내린 ice
사라지는 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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