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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한얼 Haneol Park Dec 07. 2022

한심

오늘의 생각 #40


젊은 게 무기야

뭘 해도 빛나

정작 너는 힘들고

초라할지 몰라도

열심히 일하는 생명

빛이 나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잘난 모습도 아니지만


내가 기쁠 때 남들은 한심하게 보기도 하고

내가 힘들 때 남들은 부러워하기도 해

참 아이러지하지 않니

결국엔 이렇게 한심해져야

진정 기쁠 수 있다는 게 난 웃겨


한심한 짓을 벌여!


너 스스로 떳떳하다면

누가 뭐라든 자랑스러울 거야

그걸 모두가 알아봐

모두가 알아주고 말아

사람들은 보는 눈이 있으니까

알아서 알아봐


우린 모두 허영심을 사고팔아

진실을 알지만 마주하지 않아

행복하고 싶으면서

행복의 열쇠를 한심하게 여겨

불행을 원하는 것처럼 굴어

행복할 수 있는데도

거짓말을 팔고,

부러움을 사려고 해


진짜 한심한 건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서

남들이 다 대신해주길 바라고 있는 짓이야


하찮고 아름다운 것들을 간직하고

가능성 없어 보이는 일들을 시작하고

별 볼일 없어 보이는 것들을 사랑하고

한심하고 행복해, 떳떳해

그게 내가 사는 방식이야


크고 짧게 피어난 것들은

오래오래 시들어버리고

작고 힘들게 피어난 것들은

오랫동안 생명으로 빛나

이건 이치고, 당연한 거야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사실이라

이런 관점을 가진다면 우린 누구나

작고 힘들게 피어나고 싶어 해야만 하는데

다들 여전히,

부러움을 사려고 해


정해진 건 없어!


수혜자처럼 보여도 이용당하고 있고

희생자처럼 보여도 잘 살고 있어

생각하고 싶은 대로 믿는 거야

믿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거야

결국,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을 때도 있다는 거지

그냥 와인이나 마시자


올바른 생각도

적절한 직감도

떳떳할 때 얻을 수 있는 것

나 스스로가 만족스럽고

나 스스로가 떳떳하고 자랑스러워서

단 하나의 마음이 생길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


볼품없어 보인다면

그렇게 '보이는' 거잖아

잃어버린 기분이 든다면

그런 '기분'인 거잖아


너는 눈과 기분을 믿어?


무언가에 가려

당장 빛나지 못한다면

빛을 발할 때까지

오랫동안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오래가는 사랑을 만들 거야

오래 빛나는 별을 만들 거야

오래도록 뿌듯한 모험을 떠날 거야

단 하나의 마음을 만들 거야

당당하게 한심해질 거야

성공하든 실패하든 다 상관없어

내겐 그 여정을 함께 할 친구들이 있으니까


태어나자마자 천적에게 잡아먹힌 야생 동물들처럼

죽은 거나 다름없는 친구들이 있어

어리고 연약할 때, 무언가에 잡아먹힌 채로

몸만 그렇게 숨 쉬고 있는 거지

그런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본인이 그렇게 믿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지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힘들 땐 기대야 돼

혼자서 다 하려고 하지 마

인생의 덧없음을 사랑해

무의미한 짓을 반복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

얼마나 한심하고 행복한 사실이야

우린 모두 한심하고 행복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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