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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한얼 Haneol Park Dec 31. 2022

행복한 연말을 위한 영화, 에에올.

오늘의 생각 #41


나도 알아.

당신만큼 이 세상에 오래 살았으니까.

내가 늘 세상을 밝게만 보는 건 순진해서가 아니야.


전략적으로도 필요하기 때문이지.

난 그런 방법으로 살아남았어.


...


다들 무섭고 혼란스러워서 싸우려는 거 알아요.


모르겠어요.

내가 아는 거라곤...

다정해야 한다는 거예요.


제발...

다정함을 보여줘.


- 웨이먼드



기분 좋지 않아?

다 부질없는 거면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한

괴로움과 죄책감이... 사라지잖아.


- 조이



어디든 갈 수 있는데 뭐 한다고 너랑 여기 있겠니?

그래, 네 말아 맞아 말이 안 되지.


어쩌면 네 말대로 그 뭔가가 있을지 모르지.

우릴 하찮은 쓰레기로 느끼게 해 줄 새로운 뭔가가.

네가 그 모든 소음을 뚫고 날 찾아다닌 이유를 설명해줄 무언가가.

그게 무엇이든 간에 난 너랑 여기 있고 싶어.

난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너랑 여기 있고 싶어.


그럼 소중히 할 거야 그 한 줌의 시간을.


우린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어.


- 에블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중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줄여서 '에에올'을 두 번 보고 두 번 다 눈물 콧물을 펑펑 쏟았다.

부정적인 관점과 무망감으로 하루하루를 겨우겨우 술로 버티며 살아가는 어둡고 안타깝고 한심하고 안쓰러운 사람들의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인정할 수 없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를 하찮은 우주쓰레기로 느끼게 해 줄 새로운 뭔가를 찾느라 매일같이 눈과 뇌와 손가락을 놀리는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인정하지 않는다.


그 모든 인생들의 과정과 답을 찾고 싶었다.

나는 왜 인정하지 않는 걸까?

다 부질없는 건 맞잖아.

그런데 난 왜 긍정적으로 살고 싶은 걸까?

죽을 때쯤에는 그 답을 찾으려나 했다.

그런데 이건 이렇게나 빨리, 그 답을 알려준 영화다.

이 영화는 내게 부모님 같다.

이렇게 살아라 하고 알려준 부모님이며

이렇게 되고 싶다 하는 롤모델이다.


술은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불행을 잠시 멈추는 거랬다.


세상 모든 건 균형을 이룬다.

가만히 있을수록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균형

노력할수록 무언가가 점점 바뀌어가는 균형

불행이 찾아왔으면 행운이 찾아오는 균형

시련을 견뎌내면 보상이 기다리는 균형

그러니 불행이 찾아왔을 때일수록 그 불행을 빠르게 진시켜야 한다.

불행을 흐르게 해서 고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 불행 속에 갇히는 것이다.

불행의 고인물로 살아가는 것이다.

술을 마시며 불행을 멈춘 그 시간만큼이나 말이다.


생명은 영원하지 않다.

유한하기 때문에 그 한 줌의 시간이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그 시간 동안만큼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다정해야 한다.

몸을 아껴야 한다. 생각을 아껴야 한다. 말을 아껴야 한다.


찾아온 불행을 진행시키는 그 과정 속에서 겸손과 감사를 찾을 수 있다.

감사는 마음에 들지 않는 일들 속에 있다.

다음엔 어떻게 해야 될지, 안 될지를 배울 수 있으니까.

겸손은 마음에 드는 일들 속에 있다.

내가 고작 이런 걸로도 행복할 수 있다니,

내가 이 거대한 우주 속 한 줌의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니까.

 


모든 것은 부질없다.

그러니까 소중히 해야 한다.


- 한얼(?)



애정하는 브런치 구독자, 작가님들!

행복한 연말을 위한 영화로 에에올을 추천합니다 :D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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