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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한얼 Haneol Park Sep 27. 2023

우리 뇌 속 4가지 캐릭터

오늘의 생각 #50


우리는 생각하는 감정형 생명체다. 당신과 나는 감정을 느끼도록 만들어져 있다. 감정을 건너뛰거나 무시하려 할 경우 가장 근본적인 차원에서 우리 정신 건강이 제 궤도에서 벗어날지도 모른다.



본 글은 저자 질 볼트 테일러, 옮긴이 진영인의 책

'나를 알고 싶을 때 뇌과학을 공부합니다' 를 읽고 난 뒤 내용과 제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우리 뇌에는 총 4가지 캐릭터가 있다고 한다.


캐릭터 1 : 좌뇌 사고형

나는 이 부위를 '철수' 라고 부르기로 했다. 만화 짱구는 못말려 속 철수처럼 계산과 분별에 능하고 일정을 짜거나 일의 순서를 기억하는 등 인간만이 가능한 섬세한 사고를 할 줄 아는 독특한 부위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계획적인 성격이 아니라지만 인간이기에 계획을 세울 수 있고 계산을 할 수 있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구분할 줄 알며 모든 사물들을 정확하고도 섬세하게 파악하여 대상과 나 자신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관찰할 수 있는 것은 다 이 똑똑한 좌덕분이다. 이 부위가 기능을 멈춘다면 어떤 사물의 테두리나 경계를 확인할 수 없게 되어 모든 것들이 에너지와 함께 흐르는 액체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철수(좌뇌 사고형)에 대한 묘사

모든 것을 정리한다.

분류를 잘한다.

기계 조작에 능숙하다.

단정하다.

계획을 잘 짠다.

권위를 존중한다.

옳고 그름, 좋고 나쁨에 까다롭고 도덕적이다.

모든 것을 센다.

보호하며 방어적이다.



캐릭터 2 : 좌뇌 감정형

나는 이 부위를 '훈이' 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 부위는 현재 내 신체의 경계와 상태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에 겁이 많고 늘 울거나 불안해하며 외부의 위험요소를 감지해 내느라 예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끔 너무 징징대고 소리가 커서 피곤하게 하지만 훈이는 내가 물리적, 사회적으로 큰 위험에 처하지 않기 위해 늘 경고하고 민감하게 구는 친구로서 날 지키고 싶어 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부위의 편도체가 활성화되면 의식이 바로 현 순간에서 벗어나며 과거에 겪은 뭔가와 관련이 있는 회한이나 죄책감, 혹은 원한을 느낀다. 여러 구체적 감정들을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보다는 과거 및 미래와 관련이 있다. 리고 우리의 기본적인 활동, 체온 조절, 균형 잡기 등을 고도로 자동화하기 때문에 고마운 부위이기도 하다.


훈이(좌뇌 감정형)에 대한 묘사

분노/욕하기

속이기

죄책감 느끼기

수치를 내면화하기

조건에 따라 사랑하기

부정적 자기 평가

불안

징징거리기

자기중심적 성향

비난



캐릭터 3 : 우뇌 감정형

나는 이 부위를 '짱구' 라고 부르기로 했다. 만화 속 주인공 짱구처럼 무한히 펼쳐지는 현재만을 즐기며 감각적으로 늘 즐거움과 흥분을 추구하 재미있는 인생을 창조하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장난도 치고 악동 같은 짓을 벌여 도가 지나치면 스스로를 포함한 누군가를 상처 입히거나 지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훈이와 마찬가지로 잘 다스려주고 성숙하게 대해야 한다. 속으로는 분별이 심한데 겉으로 착한 척하며 남의 시선을 신경 쓰다가 늘 눈치 빠른 장난꾸러기 짱구에게 데이고 엄한 화를 죄 없는 토끼 인형에다 푸는 유리 엄마처럼 미숙하게 대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쉽다. 이 부위는 내 욕망을 아주 잘 알고 있으며 내 몸에서의 경험을 추구하고 다소 충동적이어서, 솔직하게 인정해 주고 이해해 주되 어른스럽고 창조적으로 표현해주어야 한다. 감정형 좌뇌와 함께 개나 원숭이에게도 존재하는 부위이다.


짱구(우뇌 감정형)에 대한 묘사

용서하기

경외감

즐거운

공감하는

창조적인

기쁜

호기심 많은

소탈한

희망찬

경험적인



캐릭터 4 : 우뇌 사고형

나는 이 부위를 '맹구' 라고 부르기로 했다. 맹구처럼 늘 고요하고 차분하고 말수가 적지만 늘 우리들을 조망하고 있으며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안다. 교감을 추구하는 부위이기 때문에 우리가 기도하거나 명상할 때 활성화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철수는 이윤을 내기를 바라고, 훈이는 발상이나 세부 사항에 대해 걱정스러워하고, 짱구는 그저 재미있길 바라지만 맹구는 보다 큰 선을 위해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기여하길 바란다. 나머지 세 캐릭터가 각각 자신만의 방법으로 문제를 일으킨다면 맹구는 합리적이며 거시적 시선을 갖춘 편견 없는 관점을 지녔다. 어떤 상황이든 재정 문제를 겁내지 않으며 자아에 집착하지도 않는데, 이 부위에는 애초에 그런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자아 중추는 좌뇌에 있다.) 따라서 맹구는 혼자서도 외로워하지 않고 모든 의식과 함께 얽혀 있는 사랑이다. 삶 자체를 보상이라 여겨 감사하며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기뻐한다. 가능성에 열려 있고 거시적 관점과 내 존재의 완전함을 알아차리며 내가 완벽하고 온전하며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는 사실을 아는 캐릭터다. 모든 것을 전체의 일부로 바라보며 부분을 전체로 모은다. 나머지 세 캐릭터가 어떠한 결정에 확신이 없을 캐릭터 4(맹구)가 '된다'라고 하면 시도해 봐도 좋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맹구(우뇌 사고형)에 대한 묘사

인식

광활함

연결

수용

변화의 포용

고유함 (캐릭터 1의 페르소나와 캐릭터 2의 그림자와 캐릭터 3의 아니마or아니무스를 넘어서며 최고의 자신으로 존재한다. 고유함이 우리를 관통하는 우주의 의식이기 때문이다.)

풍부한 영혼

명확함

의도 (우주 속 원자와 분자의 배치를 바꾸기 위해 힘을 사용하는 것)

취약함 (약점이 있어도 내가 누구인지 세상에 보여주면서 당신도 똑같이 할 수 있다고 격려한다.)





'좌뇌는 외부 현실과 개별성에 관심을 쏟지만 우뇌는 지금 이 순간 모든 흐름 속으로 섞이는 부위이다. 따라서 우리는 언제든 어떤 의식에 집중하고 싶은지 선택할 수 있다. 좌뇌가 외부 세계에 관심을 쏟는 동안 우뇌는 배후에서 계속 흐르고 있는 무의식 차원의 영역이다.'


무의식의 영역에는 숨어 있는 두려움이나 공포가 있다는 정신분석학적 해석이 더 익숙한데, 이 책(최신 뇌과학 연구 내용)에 따르면 무의식은 우뇌의 영역이며 우뇌의 두 부위는 불안이나 공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이 새롭다. (오히려 용서, 창조, 수용 같은 개념과 관련이 깊다.) 우리가 기도와 명상으로 우뇌의 영역을 활성화할 때 무의식 속 이미 존재하는 용서와 평화의 생각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어쨌든 이 네 가지 캐릭터가 내 뇌 속에 존재하며 심장은 내 모든 경험을 기억하고 있다. 장은 제2의 뇌로서 건강 상태의 지표이고 기억들은 내 몸속 세포들에 체화되어 있다. 우리가 숨 쉬고 있는 것은 각 세포들이 모두 제 역할을 하며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고 우리의 몸과 마음이 이미 있는 그대로 완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저자가 설명한 맹구(뇌 사고형)의 의식 굉장히 흥미로웠다. 우리의 약점조차도 일부로서, 우리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완벽하고 온전하며 아름답다는 전체로 모으는 한 부분으로 취급한다니. 심지어 우린 모두 우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


우리는 모두 한 명 한 명 개성 있고 매력 있지만 꼭 한 두 가지씩은 각자의 단점이 있다. 그런데 내 뇌 속 맹구가 말하기를(?) 그것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점이냐면, 알고 보면 사랑받고 싶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단점이 없다면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 할 필요도 없다. 부족함으로 인해 생기는 을 느낄 일도 없고 단 하나의 진리만을 향해 흘러가는 일률적인 세상이 되어버릴 것이다. 각자의 단점이 사랑을 부르고 이야기를 쓰고 역사가 된다.  우리를 빚어놓고 하루도 지루할 날이 없으실 것이다. 끊이지 않는 우리들의 개성 있는 이야기가 너무나도 귀엽고 창조적이어서 신기하고 재미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망상으로 괴로워하고 상상으로 즐거워하는 인간의 능력은 결국 각자의 부족한 부분조차 완벽의 일부로서 존재하기작동한다.




우린 정말이지 부족하게 완벽한 존재다. 사랑이 인간의 번식 욕구가 미화된 단어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그렇다기엔 우린 모두 인정받고 이해받고 싶어 하지 않는가. 결국엔 사랑이 모든 감정을 해소하는 해답이기 때문에 든 것의 일부로서 비치는 것이 아닐까? 사실은 모든 것 그 자체일 텐데 말이다. 기쁨 슬픔 불안 분노 행복의 감정 또한 모두 사랑이 품어줄 수 있는 일부분일 것이다. 나와 거울과 가족과 커피와 태양이 우주의 일부이듯이, 결국 전체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라고 나의 뇌 속 맹구가 말한다.

당신의 맹구는 이 글을 읽고 어떤 말을 지 궁금하다 :)

 나는 이 네 가지 캐릭터를 잘 보살펴서 선물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전뇌적 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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