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한얼 Haneol Park Oct 27. 2023

성인의 초심자 단계와 30대 전환기

오늘의 생각 #61


창조에는 공손한 침묵이 필요하다.

어둡고 안전한 오븐 속에서 충분한 시간 동안 케이크를 굽자.

어둡고 신비로운 곳에서 아이디어가 자라게 하자.





브런치 스토리가 나에겐 그런 공간이다. 팬 분들이나 지인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어둡고 신비로운 곳.



오늘은 진정한 행복을 발견한 날이다.


평화로운 음악을 틀어놓고 독서를 하는데, 지금 내 상황이 많은 것들이 부담스럽고 옥죄어오는 부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그저 아무런 걱정이 없고 편안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행복이 이런 것이구나,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아무리 안 좋은 상황처럼 보이는 일이라도, 두려움에 잠식되지 않고 침착하게 천천히 하나씩 해결해가다 보면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unconditional happiness(조건 없는 행복)'다.



인생은 때로 우리를 가르치기 위해 문제를 일으킨다. 엉뚱한 곳으로 가는 것 같으면 길을 가로막고 더 옳은 방향을 알려주거나, 건방 떨지 말라고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따라서 앞이 보이지 않으면 더 좋은 방향이 있기 때문인 것이고, 너무 힘든 상황이 닥치면 겸손해질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힌트 또한 다양한 곳에 숨겨놓는다. 마치 네잎클로버 찾기를 하는 것처럼 우리는 눈을 빛내고 귀를 쫑긋거릴 때 숨어있는 행운과 힌트들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게 인생의 재미인 것 같다. 그러니 얻지 못할까 봐 작게 원하는 일은 그만두자. 인생은 큰 것을 원하는 만큼 많이 가르쳐줄 것이고, 하나씩 해결해가다 보면 어느새 내가 원한 곳에, 원하는 것을 안은 채로 도착해 있을 테니까.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만큼 마음껏 원하고 구하자. 그에 대한 책임도 내가 지는 것이다. 당당하고, 씩씩하게.




최근, 놀라운 경험을 정말 많이 하고 있다.


공손한 침묵과 자기봉쇄를 통한 내 안의 의지에 힘을 불어넣는 요즈음의 이 과정이 꽤나 만족스럽다.


매일매일 나의 미래가 기대되는 것이 느껴지고, 나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인생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물론,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 준 부모님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내 힘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으니까.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사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모른다. 도움을 구하고, 도움을 주는 것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도움의 손길이 몰이해적인 동정이 아닌 사랑과 관심에서 비롯되었다면 말이다.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지금 읽고 있는 책, '내 삶에 변화가 찾아올 때'에서 이런 내용있었다.




때로는 당신이 '과거에 완벽한 선택만을 내렸었다면 스물다섯 살쯤에 모든 문제들이 한꺼번에 다 해결되었을 것'이라는 과거에 대한 집착이나 후회 때문에 그 고통이 더욱더 커지기도 한다.


오스트리아 출신 심리학자인 카를롯 뷸러는 75년 전에 '삼십대 전환기'에 관해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수백 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연구했다. 이 연구를 통해 보통 부모로부터의 의존이 끝나는 삼십대가 되기 전까지는 지속적이고 성공적인 전력투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중간의 몇 년 동안은 거의 모든 면에서 성인이지만 실제로는 '이제부터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준비하는 과정에 속한다고 규정했다.


레빈슨의 연구 또한 이와 비슷한 결론을 보이는데, 스물두 살부터 서른세 살까지의 기간을 '성인의 초심자 단계'라고 불렀다.


서른 살을 인생의 첫 번째 커다란 전환점으로 간주하는 것은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을 끝내고,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헤쳐나가고, 제자리를 찾고, 회의의 시기를 '의존에서 독립으로의 변환을 성취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간주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중략.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아직도 막연하고, 마치 처음 출발선으로 되돌아가 있는 듯한 기분은 단지 인생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주기적인 재조정의 과정을 겪고 있을 뿐이다.


'삼십대 전환기'가 지나면 당신은 이제 인생의 규칙을 알고, 무엇을 잘할 수 있고 잘할 수 없는지 스스로 깨닫게 다. 이러한 '안정기'에 자신의 능력과 필요에 맞추어 오랜 시간 헌신하여 성공한 사람들, 거친 사십대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로부터 큰 감명을 받는다.




이제 내년에 스물여섯 살을 앞두고 있는 나의 인생에 영감과 용기, 위로와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구절이었다. 사실 나도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막막함이 있었는데 내가 원래 그런 시기에 놓여있었구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과정이었구나. 하고 나 스스로를 더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게 되었다. 겉으로 보기와는 다르게 사실 사람들이 다들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는 몰라도, 아마 비슷한 나이대의 대부분의 친구들이 다들 이런 과정에 놓여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공감도 되고 더욱더 위로가 됐다. 20대 초중반을 지나가면서 겪은 경험들을 통해 실제로 내 인생의 규칙을 알고, 무엇을 잘할 수 있고 잘할 수 없는지 스스로 깨달은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나는 사실 성공적으로 성인의 초심자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가슴에 와닿는 구절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선물 같은 일이다.


이래서 독서를 꾸준히 해야 하나 보다. 가끔은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지루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선물 같은 구절을 발견하는 날도 오니까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만의 강점 찾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