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들지 모든 게 떠나가는 것 같은 모든 게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의문이 들 정도로 말도 안 되게 모든 게 꼬인 것 같을 때가 있지 네가 쌓아온 모든 것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져 너는 커다란 파도가 널 덮치는 게 느껴질 거야 공포스럽겠지만 넌 곧 알게 돼 모든 게 널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그 파도의 떠나가는 뒷모습도 볼 수 있게 된다는 걸 모든 건 지나가, 모든 건 뒷모습을 보여 뒷모습을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의 뒷모습을 너는 봐, 모든 것의 뒷모습을 나는 봐, 뒷모습을
네가 바랐던 모든 게 무너지고, 네가 바라지 않았던 모든 게 이뤄질 때 너는 네가 그걸 원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치겠지
실성할 정도로 모든 게 엉망이 되어버려서 웃음이 나올 거야
그러면 네 뇌는 지금 네가 행복하다고 착각할 거야
어이가 없지
그러면 그걸 비극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모든 게 너무나도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인간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있어 결국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포기하고 숨 쉬고 살아가는 것 밖엔 없다는 거야 이 얼마나 편안하고도 끔찍한 사실이야? 인간의 상식과 의지가 닿지 않는 곳이 있다는 건우리가 울고 웃는 모든 게 어쩌면 시스템일지도 모른다는 뜻이야 그렇게 되도록 설정되어 있는 몸속에 갇혀있는 영혼들이 자신은 자유롭다고 착각하고 있지 우리가 이렇게 존재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야 우리는 돌과 먼지로 만들어진 존재들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