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에서 배울 점을 찾고 행운에서 감사함을 느끼고 그렇게 점점 더 겸손하고 성숙한 인간이 되어가는 것이다.
쇠똥구리
그런데 산을 오르다 보면 가끔씩 특이한 개체나 돌연변이, 혹은 짐승이나 벌레를 마주칠 때가 있다.
자신과 수준이 맞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필요에 의해 이용하고 버리는 소시오패스들을 만날 때도 있고
강한 사람 앞에서는 한 마디도 못하면서 만만한 사람들한테만 센 척하고 떵떵거리며 사는 강약약강 짐승들을 만날 때도 있고
모이기만 하면 뒷담을 하며 만만한 사람을 깎아내리고 자기들이 더 수준 높은 사람들이라는 착각을 즐기는 짐승들을 만날 때도 있고
냄새나고 더러운 똥을 열심히 굴리고 열심히 먹고 또 자기가 싼 똥까지 자기가 먹기도 하는 쇠똥구리들을 만날 때도 있다.
가끔은 사람보다 고양이나 강아지가 더 똑똑하고 착하다. 사람이 귀여운 쇠똥구리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런데 이조차도 우리가 오르는 산의 생태계이고, 노력한다고 바꿀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정말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려면 이 모든 것이 자연의 일부임을, 부분의 합은 전체 그 이상임을 받아들여야 하고, 가식이나 방어나 공격이 아닌 진심과 솔직함, 수용과 친절함이 진짜 강한 것임을 알아야 하고, 그렇게 솔직하고 친절하게 살아도 문제가 없으려면 더욱더 양심 있고 매너 있고 성숙하고 진실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미성숙하고 매너도 없고 배려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 냅다 솔직하고 친절하면 주변에 오히려 폐를 끼치거나 만만하게 보일 수 있는 것 같다.
인생은 등산
산 넘어 산.
가지치기
포기라는 건 할 만큼 해봤고 더 이상 미련이 없을 때
내가 오르는 산이 그냥 그런 산이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생에 회피나 도망치는 것이란 없다.
언젠가 결국엔 모두 내 업보로 돌아오기 때문에 현실을 마주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포기는 아름답다.
꼭 잘해야 할 이유도 잘 지내야 할 이유도 없다.
포기란 내가 오르는 산이 그냥 그런 산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포기하면 편하다.
편안하다는 것은 진정한 행복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포기한 만큼 얻게 된다.
마치 가지치기를 해줘야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처럼.
그래서 무언가 일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에도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면 진짜로 다행인 이유가 보이고 그로 인해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고 행운이 찾아오고 '그게 다 이러려고 그랬었나 보다...' 하며 감사할 수 있게 된다.
당장 문제라고 여겨지는 것들을 통해 포기할 수 있는 것들을 보자. 내게 자극을 주는 모든 일들 속에는 무언가를 배우고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숨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