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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장미

오늘의 생각 #90

by 박한얼 Haneol Park


우린 모두 특별해지길 원하지

하지만 우린 모두 들장미인 걸


이루지 못한 꿈들

이뤄지지 않은 소원들

모든 사람들이 그걸 마음속에 품고 살아


가족을 위해 자기 인생을 포기한 어머니처럼

우린 모두 꿈꾸던 삶이 있고

지나쳐온 젊음이 있고

놓쳐버린 기회들이 있지


모든 게 우리의 뜻대로 되지는 않아

그래서 뜻하지 않게 행운이 찾아오기도 하고 불행을 맞닥뜨릴 때도 있지


하지만 분명한 건 행운과 불행은 늘 함께 찾아온 다는 거야

기쁨과 슬픔이 언제나 공존하듯이

한 쪽면이 있으면 반대쪽이 있기 마련이지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하지만 겸손해야 해

모두에게 친절해야 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무엇을 깨달을 수 있을까?

무엇을 볼 수 있을까?

무엇을 눈치챌 수 있을까?


우린 모두 인정받기를 원하지

하지만 우린 모두 들장미인 걸


그거 알아?

보기 좋게 개량된 장미들보다

야생 속 들장미들이 훨씬 향기롭다는 거

꿀냄새가 나더라고


들장미의 꽃말은 고독, 소박한 아름다움이야

돈, 직업, 환경이 우리를 규정할 수는 없어

우린 이름이 없는 고독하고 아름다운 들장미들이니까

다른 장미들의 꽃말은 모두 보기 좋게 꾸며진 드라마 뿐이야


어차피 우린 평생 예술가로 살아갈 거야

우린 평생 향기로운 들장미로 살아갈 거야
어떤 일을 하든,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우린 평생 예술가의 삶을 살아갈 거야

우린 고독하고 아름다운 들장미들이니까


우린 모두 소수가 되길 원하지

하지만 우린 모두 들장미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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