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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염

오늘의 생각 #118

by 박한얼 Haneol Park



#위염


생전 걸려본 적이 없던 위염에 걸렸다. 무언가에 의지하지 않고, 오로지 내 힘만으로 내 인생 살아가겠다는 생각으로 외부의 모든 것들로부터 독립하려고 애를 쓰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병이 난 것이다. 인간은 결국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고, 관계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 상처받은 마음에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 사람은 서로 기대고, 도와주고, 사랑하고, 안아주면서 진짜 존재의 의미를 찾게 된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고 위로해주고 싶은 것처럼, 나 역시 도움받고 기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강함은 혼자 견디는 것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기대는 용기와 도움을 받아들이는 부드러움 속에서 자라난다. 내가 사랑하고 돕고 싶은 사람들처럼, 세상에도 나를 사랑하고 돕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상처받은 건 지난 일이고, 이제는 마음을 열고, 가볍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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