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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고슴도치

오늘의 생각 #117

by 박한얼 Haneol Park




#고슴도치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놓을 수는 없지만, 껴안은 채로 계속해서 찔리는 게, 삶이란 마치 고슴도치 같다. 그렇게 찔리면서도 결국 놓지 못하고 살아간다. 삶에 문제없는 상태란 없지만, 그 문제들과 함께 춤을 추거나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하고 깨닫는 과정이 중요하다. 스스로를 다독이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우린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이다.



# 발견


하지만 나는 삶이란 고슴도치를 다루는 방법을 발견했다. 고슴도치는 두려울 때 가시를 세운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위협을 느끼면 몸을 웅크려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인 얼굴과 배를 감추고 가시를 세워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한다. 하지만 주인에게 길들여지면 경계를 풀고 가시를 세우지 않아 찔릴 일이 없어진다. 나는 삶의 주인이고, 그 삶을 길들이는 방법은 단 하나다. 바로 나부터 경계를 푸는 것이다. 내 약한 부분들을 모두 드러내고 내 한계를 인정했을 때, 그 나약한 내 모습을 모두 받아들인 삶은 가시를 세우지 않는다. 더 이상 방어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존재하기


행동 속에서 완벽은 없지만, 존재 자체는 언제나 완벽하다. 완벽이란 기준 자체가 인위적인 것이며 애쓰지 않아도 내가 여기 존재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진실이고 일정하지도 않고 완벽하지도 않은 모든 것들이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에 필요한 한 조각이 된다. 무언가를 해서 이루려고 하면 늘 부족하고 더 높은 기준을 세우지만, 존재는 비교할 필요도 더 나아져야 할 필요도 없이 이미 그 자체다. 무언가 불필요한 압박과 스트레스가 느껴지면 나는 언제나 주문처럼 이 말을 외운다. '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존재하자. 숨 쉬자. 그냥 있자. 나는 나다.'


네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하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걸 기억해. 휘몰아치는 순간이 와도, 기대와 부담이 무겁게 느껴져도, 언제든 이 주문을 외우면서 너만의 잔잔한 연못으로 돌아가.


'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존재하자. 숨 쉬자. 그냥 있자. 나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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