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131
그런데 인간이 꼭 이렇게 잃고 나야 자기 자신을 마주하고 진정한 현실과 감정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해. 꼭 무언가가 옆에 있고 붙잡고 있을 때는 거기에 몰입 돼서 진실을 보지 못하고 두려워하잖아.
그 두려움은 결국 집착에서 나오는 것 같아. 잃고 싶지 않은 두려움. 손에 쥐고 있는 게 많을수록 두려움도 커지는 거지. 하지만 잃으면 어때? 자기 자신을 마주하고 진실을 볼 기회가 생기는 거잖아. 사실은 이러나저러나 상관없어, 우린 그 무엇도 필요하지 않으니까. 우린 자유로운 존재고, 그저 마음이 향하는 곳이 있을 뿐이야.
인간에게는 상실과 결핍이 곧 진정한 가치를 자각하게 해주는 필수불가결한 고통인 거야.
필요가 아니라 원함의 기준으로 봤을 때, 난 그것을 원한 적이 없었어. 필요로 했던 모든 것들은 내 결핍의 그림자야. 결핍을 받아들이면 그림자도 사라져. 그 자리에 진실이라는 빛이 비춰지니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 진실은 우리가 자유로운 존재라는 거야.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자유는 모든 일이 그저 우연의 연속일 뿐이라는 사실이야. 우리가 선택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 흐르는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는 사실, 뭐든지 애쓸 필요 없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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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은 가치의 증명, 결핍은 자각의 통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