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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니?

오늘의 생각 #132

by 박한얼 Haneol Park



잘 지내니?
사랑이라는 거
다 거짓말이더라
그게 진짜였으면
세상이 이렇겠어?

다들 이런저런 조건들을 내세울 뿐
인류애 어쩌고 하는 사람들 치고
진짜 인류애가 있어본 사람도 없더라
다들 사랑받으려 발버둥 치는 것들 뿐이
사랑이 없어서 줄 수가 없고
줄 줄도 모르니 받으려고만 안간힘을 쓰지
발버둥 칠수록 가라앉는지도 모르고

그동안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 거짓이었다면
생각했던 세상이 아니란 걸 알게 되는 사춘기 즈음 반항심이 자라나듯이
붙잡고 있던 줄이 끊어지는 경험을 하게 돼
썩은 동아줄인 줄 모르고
그거라도 붙잡아야 혼자 있는 내가 초라해 보이지 않을까 봐
내가 보는 내가 너무 외롭고 불쌍해서

어느 날 그 모든 게 끊어지고
그토록 두려워하던 밑바닥 저 끝으로 떨어졌을 때
안타깝게도 난 여전히 살아있네




잘 지내니?
너도 여전히 네가 만든 감옥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고 있니?

기쁠 것도 슬플 것도 억울할 것도 부러울 것도 분노할 것도 욕망할 것도 없는데 난 여전히 그러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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