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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산책

오늘의 생각 #135

by 박한얼 Haneol Park



난 가진 게 아무것도 없구나
갈망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고요함
더 큰 좌절을 겪은 적도 있잖아
이것쯤은 별 거 아니야


진정해, 그는 죽지 않았어

그저 조금 멀어졌을 뿐


오늘도 외로움을 가득 채워 한 잔 마셨어

빈속에 마셔 찌르르한 이 느낌

고통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느끼고 싶은 것뿐이구나

그저 살아있를 바랐구나


지금의 너를 봐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지만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어

빗소리가 아름다운 밤
선선해진 공기와 기분 좋은 습도
함께 걸을 사람을 잃었다는 게 슬프지만
나는 언제든 너와 함께 걸을 수 있지
원한다면, 필요할 때라면 언제든지
널 위해 나와줄 수 있지


밤산책을 좋아하는 너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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