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은 이제 '진짜' 공간

오늘의 생각 #5

by 박한얼 Haneol Park


'사이버 공간의 심리'를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들에 대해, 드는 생각들에 대해 적어보고자 합니다.


1. 사이버 공간은 “가상의 세계”라는 의미에서 그치지 않는다.

나는 사이버 공간이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포함한 주변 어른들이 가상의 세계일 뿐이라고 강조며 너무 빠져들면 안 된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이버 공간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물론 너무 빠져들어 현실 세계와 동 떨어진 삶만을 사는 것이 좋은 건 아니겠지만 사이버 공간이 이제는 더 이상 가상 세계에 그치지 않고, 현실 세계와 굉장히 밀접한 연관성이 있으며 현실보다도 더 중요한 역할과 의미를 담고 있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2. 사이버 공간에서의 '몰입’ 효과

는 무언가에 ‘몰입’하는 경험을 하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긍정적인 효과가 많은 줄은 몰랐다. 그냥 '집중하면 하는 거고, 집중을 못하면 성취도가 낮아질 테니 아쉽겠지'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몰입'을 통해 시간 개념과 자아를 잊어버린다는 것이 삶의 안녕감과 자존감, 자신감까지 상승시켜준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또한, 몰입을 유발하는 활동들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명확하고 모순되지 않은 확실한 목표, 피드백, 도전감, 통제감과 숙련도, 목적성과 자의식의 상실> 어떻게 보면 보편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삶의 조건들이 아닐까? 현대인들은 알 수 없는 무기력감이나 우울감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제적인 발전과 풍요로 생활은 편해졌으나 그에 비해 의식적인 부분에서는 미숙한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진짜 우리들에게 궁극적으로, 혹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을 망각하고 살기 때문도 있을 같다. 그 망각해버린 것들 중에 나는 ‘몰입’과 ‘몰입을 유발하는 행동’들이 포함되지 않을까 하고 감히 예상해본다.

그런데 사이버 공간을 이용할 때나 디지털 게임에 푹 빠져있을 때 이러한 몰입의 심리가 반영된다는 것이 긍정적인 효과도 많음에 분명하다.


필자의 닌텐도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플레이 사진

3. 디지털 게임에 대한 다각적인 이해와 인식

나도 온라인 게임, 디지털 게임들을 굉장히 즐기며 자라온 MZ세대이고, 요즘도 닌텐도 스위치나 온라인 게임을 종종 즐기는 등 게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또 놀랐던 것은 통계적인 부분인데, 2~30대의 25%가 게임을 즐긴다는 사실이다. 나를 포함해 생각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게임이 우리 세대의 놀이 문화로서 가까운 사회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필요한 것들을 학습할 수 있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사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내가 중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게임이나 사이버 공간 속에서 만난 친구와 즐거웠던 경험이 있기도 했고 학교에서 친구(인간관계) 문제가 있을 때 사회적 관계 맺기의 도피처 혹은 대안책이 되어주기도 했다.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부분이 바로 소속감과 친밀감인데, 그걸 혼자서 느낄 수는 없으니 우린 른 사람들이 꼭 필요하다. 같은 게임 속에서 비슷한 재미와 목적을 추구하며 유저들과 소속감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나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미쳤던 것 같다. 그러나 좋아하는 활동은 결국 '자제력의 대상'이고 '중독과 몰입은 한 끗 차이'라는 것, 그래서 그 활동을 하는 이유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까지도 이해가 되었고, 그저 푹 빠져있거나 오랫동안 게임을 하면 중독이니 (특히 10대 때는 학업에 방해가 되니 하면 안 되는 것) 그러면 안 된다고만 보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강의를 수강함으로써 내가 좋아하는 '게임'에 대해 더 다각적이고 정확한 인식을 갖게 된 것 같다.


4. 사이버 공간의 콘텐츠들과 상호작용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

나는 SNS나 유튜브에 올라오는 수많은 정보들과 콘텐츠들에 예민하고 그런 것들을 소비하면서 각성 상태가 될 때 심적인 에너지 소모가 많다는 걸 스스로 느끼기 때문에 웬만하면 피하려고 하는데, 폭력적인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이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나 결국 직접적인 원인 것은 아니고, 폭력적이거나 사회적 지지가 부족한 사람들과의 인과 관계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편견을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을 배우고 나서부터 생각이 많이 편해졌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서도 폭력적인 연출이 많이 나와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런 게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그런데 결국 그런 콘텐츠를 소비한다고 해서 폭력적이게 되는 게 아니라 그런 콘텐츠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있고, 아닌 사람들이 있을 뿐이니 재밌게 즐길 사람들은 즐기고 나처럼 폭력에 예민한 사람들이 거르고 싶으면 거르면 되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위험하고 안 좋은 건 그런 콘텐츠들이 아니라 오히려 사이버 공간에서의 부정적인 상호작용 경험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꼭 유념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나도 사이버 공간에서 타인의 악의적인 언행에 크게 상처 받은 적이 있었고 그런 것들이 꽤 기억에 남기 때문. 그리고 추상적으로 언뜻 알고는 있었으나 구체화하지는 못했던 개념이 있는데, 그 생각을 정리하게 해 준 것이 바로 <‘그럴듯해 보이는’ 메시지가 더 일반적이고, 효과가 누적적이어서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강의 내용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겉으로는 아무런 공격적인 의도가 없는 말인 것처럼 깔끔하게 포장해놓았지만 사실 본질적으로는 특정 인물이나 집단을 깎아내리고 있는 메시지들을 소셜 네트워크나 유튜브에서 참 많이 접해왔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처럼 직접적으로 표현되는 공격성보다는 일반적이게 보이도록 다듬어 놓은 공격성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에 의식하고 주의하지 않으면 정서적으로 누적되어 정신 건강에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 강의 내용을 들으면서 뭔가 사이버 공간을 이용할 때 묘하게 답답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이해되어 지적인 쾌감이 었던 것 같다.


마치...

이젠 사이버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소수도 아닌 대부분이기 때문에 현실이나 마찬가지다. 오프라인의 실제 공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만큼이나 사이버 공간에서의 정보, 콘텐츠들이 우리에게 간접적인 부분부터 직접적인 것까지 폭넓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더 정확하게 알고, 현실 세계와 연결하여 더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쪽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 주의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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