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숲 : page 5

발견

by 박한얼 Haneol Park


한 보석이 여름의 엄청난 장마 때문에 흙탕물 속에 가라앉아버렸다.


보석 : 누가 좀 도와주세요...!!


숨이 막혀 괴로워하던 보석은 있는 힘껏 다해 바깥으로 소리쳤만 소용이 없었다.


...


지나가는 이 하나 없는 쓸쓸한 숲 속 길.

진흙탕 속에 파묻혀 지낸 지 꽤나 많은 시간이 지났을 무렵, 보석은 밖으로 나가는 것을 포기했다.


보석 : '그래, 뭐 꼭 바깥으로 나가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지내다 보니 여기도 꽤 편안해! 주변에 친구들도 있고.'


지렁이 1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


보석 : 그냥, 이제 여기도 꽤 지낼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렁이 2 : 그럼! 여기가 얼마나 아늑하고 좋아, 우리가 이렇게 흙을 깨끗하게 해주고 있잖아!


지렁이 1 : 맞아, 그리고 우리도 네가 있는 게 좋아. 그냥 여기서 같이 살면 어때?


보석 : 이미 그러고 있는 걸! 나도 여기에 너희 같은 친구들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빛은 지나가다 흙 속에서 보석과 지렁이들의 대화 소리를 들었다.


: 뭐지...? 래에 뭐가 있는 것 같은데?


빛은 굳어버린 흙을 파보기 위해 늑대를 불러다.


늑대 : 여기를 파달라고?


: 응, 분명히 목소리가 들렸어. 누가 갇혀있을지도 몰라!


늑대가 열심히 땅을 파자 보석과 지렁이가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 순간, 보석이 빛을 반사해 아름답게 반짝였다.


: 와... 예쁘다...


늑대 : 이게 왜 여기에 있지?


하늘을 지나가던 새가 무언가 반짝거리는 것을 발견하곤 아래로 내려왔다.


: 이거, 내가 가져갈래!


부리로 잽싸게 보석을 집고는 하늘로 달아나버린 새, 막을 틈이 없었다.


보석 : 우와! 방금까지만 해도 땅 속에 파묻혀 있었는데 갑자기 하늘을 날고 있네?

고마워, 새야! 나 이런 풍경은 처음 봐!


: 잘 됐다, 이걸 둥지 근처에 놓야지.



지렁이들은 잠깐 새에 사라져 버린 보석 때문에 아쉬워했지만, 그간 바깥으로 나가려고 썼던 보석의 모습을 떠올리며 행이라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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