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슬퍼하며 숲 속 깊숙한 곳으로 숨어들었다.
그때, 한 그림자가 말했다.
그늘 : 야, 너 뭐야!
빛 : ...
그늘 : 너 때문에 내 친구가 사라졌잖아. 여기는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라고.
빛 : 미안... 그런데 너희에게도 있어야 할 자리가 있니?
그늘 : 당연하지, 동물들이 우리 위에 앉아 쉬었다 가니까.
빛 : 정말..? 너희한테 앉아서 쉴 수가 있어?
그늘 : 그럼! 곧 겨울잠을 잘 다람쥐들도 열심히 도토리를 모으다가 잠깐 쉬고 싶을 땐 우리를 찾는다고.
빛 : 그늘도, 필요할 때가 있는 거구나!
그늘 :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매일 이 시간쯤 우리를 찾아오는 다람쥐가 있단 말이야. 저기 봐, 오고 있어!
빛 : 고마워, 그늘아!
빛은 생각했다.
앞으로는 자신의 그림자를 누군가에게는 쉬어갈 수 있는 그늘로 만들어주어야겠다고,
환하게 빛나는 것만이 자신의 전부는 아니라고.
소중한 깨달음을 얻은 빛은 다시 동굴을 찾아갔다.
언제나처럼 그곳에는, 한결같이 자리를 지켜주는 늑대가 있었다.
그해 겨울, 빛과 늑대는 가장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