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숲 : page 9

그늘

by 박한얼 Haneol Park


빛은 슬퍼하며 숲 속 깊숙한 곳으로 숨어들었다.


그때, 한 그림자가 말했다.


그늘 : 야, 너 뭐야!


: ...


그늘 : 너 때문에 내 친구가 사라졌잖아. 여기는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라고.


: 미안... 그런데 너희에게도 있어야 할 자리가 있니?


그늘 : 당연하지, 동물들이 우리 위에 앉아 쉬었다 니까.


: 정말..? 너희한테 앉아서 쉴 수가 있어?


그늘 : 그럼! 곧 겨울잠을 잘 다람쥐들도 열심히 도토리를 모으다가 잠깐 쉬고 싶을 땐 우리를 찾다고.


: 그늘도, 필요할 때가 있는 거구나!


그늘 :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매일 이 시간쯤 우리를 찾아오는 다람쥐가 있단 말이야. 저기 봐, 오고 있어!


: 고마워, 그늘아!



빛은 생각했다.


앞으로는 자신의 그림자를 누군가에게 쉬어갈 수 있는 그늘로 만들어주어야겠다고,


환하게 빛나는 것만이 자신의 전부는 아니라고.



소중한 깨달음을 얻은 빛은 다시 동굴을 찾아갔다.


언제나처럼 그곳에는, 한결같이 자리를 지켜주는 늑대가 있었다.


그해 겨울, 빛과 늑대는 가장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작가의 이전글빛의 숲 : page 8